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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방문진 권태선 해임 효력정지"…방통위 "즉시 항고" 반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일 '해직 방송 기관장'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법원은 권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연합뉴스

11일 '해직 방송 기관장'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나오고 있다. 이날 법원은 권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해임 효력을 정지하라고 결정한 법원 판단에 대해 즉시 항고하기로 했다.

방통위는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법원 결정에 대해) 즉시 항고해 집행정지 인용 결정의 부당성을 다툴 예정”이라며 “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방문진의 의사결정 과정에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진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방통위는 “방통위원장의 정당한 임면 권한 보장을 위해 그동안 해임에 대한 집행정지 신청은 기각돼 온 것이 법원 선례”라며 “오늘 법원 결정과 같이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해준다면 어떤 비위나 잘못이 있더라도 행정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해임할 수 없고, 그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께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11일 권 이사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해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법원은 방통위의 지난달 21일 해임처분을 1심 본안사건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효력을 정지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해임된 권 이사장은 즉시 직에 복귀하게 됐다.

관련법에 따르면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회는 총원 9인으로 구성되는데, 권 이사장 후임으로 김성근 이사가 선임된 상태라 방문진은 당분간 10인 체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방문진 관계자는 “김성근 이사에 대한 MBC의 임명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선고가 오는 13일 예고돼 있다”며 “그때까진 당분간 ‘법외’ 상태인 10인 체제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해직 방송 관련 기관장'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남 전 KBS 이사장. 뉴스1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해직 방송 관련 기관장' 긴급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권태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 남 전 KBS 이사장. 뉴스1

권 이사장 복귀로 방통위가 추진 중인 공영방송 개편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방통위는 야권 추천 인사인 권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를 해임하고 대신 여권 성향의 보궐 이사를 추천해 방문진 이사회 여야 구도를 3 대 6에서 5 대 4로 재편할 계획이었다. 이럴 경우 안형준 사장 등 현 MBC 경영진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법원이 권 이사장의 해임 효력을 본안 사건의 1심 선고일로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하면서, 당장 방문진 이사회 구도 재편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반면 이날 법원은 남영진 전 KBS 이사장의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은 기각해, KBS 이사회의 여야 6 대 5 구도는 유지됐다. KBS 이사회는 12일 오전 9시 이사회를 열어 김의철 KBS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권 이사장과 남 전 이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5월 한상혁 방통위원장 해임 이후 3개월 사이 윤석열 정권이 공영방송을 비롯한 비판언론에 자행한 폭거는 가히 쿠데타 수준”이라며 “사법부가 방송 독립과 언론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유린하고, 절차적ㆍ실체적 위법행위를 저지르며 권력을 남용한 방통위를 사법적으로 통제함으로써 헌정질서 수호자 역할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엔 지난 5월 면직된 한상혁 전 방통위원장, 지난달 해촉된 정연주 전 방송통신심의위원장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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