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원세대 조려대, 너흰 짝퉁"…본교∙분교 갈라치는 명문대 민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고려대·연세대 친선경기대회(고연전)에서 고려대(왼쪽)와 연세대 학생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정기 고연전은 야구·농구·빙구·럭비·축구 5개 종목에서 두 대학 선수들이 겨루는 대회다.  고려대가 행사를 주최하는 해에는 연고전, 연세대가 주최하는 해에는 고연전이 정식 명칭이다. 뉴스1

지난 8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고려대·연세대 친선경기대회(고연전)에서 고려대(왼쪽)와 연세대 학생들이 열띤 응원을 하고 있다. 정기 고연전은 야구·농구·빙구·럭비·축구 5개 종목에서 두 대학 선수들이 겨루는 대회다. 고려대가 행사를 주최하는 해에는 연고전, 연세대가 주최하는 해에는 고연전이 정식 명칭이다. 뉴스1

대표적인 대학가 가을 축제인 '2023 정기 고려대학교·연세대학교 친선경기대회'(고연전 혹은 연고전) 과정에서 본교와 분교 캠퍼스 간 갈등이 화두로 떠올랐다. 본교와 분교 간 갈등은 대학가에서 해묵은 논쟁거리인데, 이번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 10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의 자유게시판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연세대 서울 신촌캠퍼스 재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원세대 조려대'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이 표현은 각각 원주시에 있는 연세대 미래캠퍼스와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고려대 세종캠퍼스를 비하하는 의미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는 표현이다.

글 작성자는 "연고전 와서 사진 찍고 인스타 올리면 네가 정품 되는 거 같지"라며 "너흰 그냥 짝퉁이야 저능아들"이라고 주장했다.

고려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고파스'의 익명게시판에서도 지난 5일 '세종(세종캠퍼스 학생)은 왜 멸시받으면서 꾸역꾸역 기차나 버스 타고 서울 와서 고연전 참석하려는 것임?'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일부 학생들의 이런 태도를 두고 온라인상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차별과 혐오는 어떤 이유에서든 옳지 않은 것", "현대판 계급주의"란 비판적 의견도 존재하는 반면, "입학 성적부터가 천지 차이이므로 이름만 같고 아예 다른 학교나 다름이 없다", "오히려 분교 캠퍼스가 본교와 같은 대우를 받으려 한다면 그것이 역차별"이란 의견도 있다.

지난해 5월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축제 '입실렌티'가 열리고 있다. 함민정 기자

지난해 5월 27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에서 축제 '입실렌티'가 열리고 있다. 함민정 기자

고대 세종캠 총학 "입실렌티 '입장객'? 우리도 '학우'"

한편 분교 캠퍼스를 본교와 구분 짓고 차별하는 입장을 드러내는 일부 본교생들에 대해 분교생들도 맞불을 놨다. 지난 4일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가 "서울 캠퍼스에서 세종 캠퍼스 학생들을 차별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서울과 세종 두 캠퍼스에 붙인 것.

세종캠퍼스 총학은 이 대자보에서 지난 5월 고려대 응원제인 '입실렌티'를 준비하면서 서울 캠퍼스 총학생회장이 세종캠퍼스 재학생을 '학우'가 아닌 '입장객'으로 표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세종캠퍼스 총학은 이 '입장객'이라는 표현을 두고 "세종캠퍼스 학생을 학우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 담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