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를 털려던 강도가 금고 직원의 침착한 대응과 50대 여성 손님의 용기 있는 행동에 의해 붙잡혔다.
3일 오전 11시쯤 대전시 동구 신안동 신안새마을금고에 권총을 든 金모(25.무직.동구 대동)씨가 침입해 직원들을 위협, 돈을 요구했다. 나중에 범인의 권총은 장난감으로 밝혀졌지만 당시 금고에 있던 근무자 네 명(두 명은 여성)과 손님들은 이를 알지 못했기 때문에 긴박한 순간이었다.
이 때 금고 직원인 임모(34)씨가 기지를 발휘해 "뒤에 경찰이 왔다"고 외쳐 범인의 주의를 빼앗았고, 그 순간 범인 왼쪽에 있던 金모(55.여.동구 신안동)씨가 범인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낚아챘다. 이후 임씨 등 금고 직원이 가세하면서 범인을 제압할 수 있었다.
범인 검거의 주역인 金씨는 "처음엔 겁이 나 도망갈 생각을 했으나 범인이 뒤를 돌아보는 순간 '아줌마, 잡아야지 뭐해요'라는 금고 직원의 외침을 듣고 범인에게 달려들었다"며 "20년간 거래해온 금고가 털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이런 행동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도 공과금을 내려고 금고에 왔다는 金씨는 "10여년 동안 간병인으로 일해와 여성치고는 힘이 센 편이라서 그나마 다행이었다"고 웃어보였다.
경찰 조사 결과 범인 金씨는 용돈 마련을 위해 은행을 털기로 마음먹고 동구 자양동의 한 문구점에서 1만원 상당의 장난감 권총을 구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김방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