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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수중 핵공격 가능한 잠수함 첫 진수”…김정은 방러 직전 해군력 과시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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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6호 03면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0발을 탑재해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처음으로 진수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첫 수중핵공격함선의 장엄한 탄생으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해군 무력 강화의 새로운 장의 서막을 알렸다”며 이 잠수함을 ‘김군옥 영웅호’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열린 진수식에는 김정은과 함께 이병철 노동당 비서, 최근 공개적으로 김정은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던 김덕훈 내각 총리 등이 참석했다.

북한의 신형 잠수함 진수는 2019년 7월 김정은이 신형 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한 뒤 약 4년만이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기존의 1800t급인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잠수함의 함교 부분에는 10개 가량의 SLBM 수직 발사관이 보인다. SLBM 뿐 아니라 핵무인수중공격정(핵 어뢰) ‘해일’ 장착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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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이날 진수식에서 “이 잠수함은 핵 투발수단들을 다량 탑재하고 수중에서 적대 국가들을 선제 및 보복 타격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파렴치한 원수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혁적인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기존의 중형잠수함들도 전술핵을 탑재하는 공격형잠수함들로 개조하겠다”며 동시에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더 큰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최일 잠수함연구소 소장은 “현재 보유한 약 20척의 로미오급 잠수함 일부를 동일한 방법으로 개조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하지만 군은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외형 분석 결과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며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다”고 밝혔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실전 활용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설계 등 측면에서 실효성도 없는 희한한 잠수함”이라며 “10개 발사관에서 나가는 SLBM을 그 작은 잠수함에서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실전용으로 충분히 테스트한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 또한 “단순히 발사관을 함교 옆에 가져다 놓은 구조로 발사 압력을 견딜 내구도가 있을지, 수중 정숙 주행이 가능할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군사매체 ‘워존’은 이날 김군옥 영웅호의 개조된 외관을 “기괴하다(bizarre)”고 표현하며 ‘프랑켄서브(Frankensub)’로 지칭했다.

한편, 김정은이 9일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열병식 직후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군사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잠수함을 공개한 것은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의 해군력을 갖추고 있다고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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