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순록 사냥하다 박힌 듯"…얼음 속 잠자던 4000년 전 화살대 발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노르웨이 빙하 지역에서 발견된 4000년 전 석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화살대. 사진 얼음의비밀국 페이스북 캡처

최근 노르웨이 빙하 지역에서 발견된 4000년 전 석기시대 유물로 추정되는 화살대. 사진 얼음의비밀국 페이스북 캡처

노르웨이 북서부 빙하 유적지에서 4000년 전 쓰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화살대가 발견됐다.

6일(현지시간) 미국공영라디오(NPR) 등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의 북서부 롬 자치주에 있는 6500피트(약 1980m) 높이의 라우브회에산에서 고고학자들이 석기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화살대를 발견했다.

앞서 이 지역에선 2017년에도 철기와 중세 시기의 화살을 발견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발견된 화살대는 앞서 발견된 것보다도 2000년 이상 오래된 석기시대 유물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고학자들은 “화살대 양쪽이 부러져 있어 연대를 추정하기 어려웠으나 화살대에 박힌 빙하 침적토를 제거한 후 철기 시대의 것보다 훨씬 오래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살대 앞에 달려 있던) 화살촉은 돌을 쪼아 뾰족하게 만들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화살이 약 4000년 전의 것이라는 사실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현장 조사가 끝나는 대로 정확한 화살대의 ‘나이’를 알기 위해 화살대 목재 샘플의 탄소 연대를 측정할 계획이다.

한편 화살대는 수천 년 전 고대 사냥꾼들이 눈과 얼음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했던 순록을 사냥한 증거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문화유산부 얼음의비밀국 라르스 홀거 필뢰 국장은 “(순록을 향했던 화살이) 빗나가 눈 속 깊이 박혔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사냥꾼에게는 슬픈 일이었을지 몰라도 고고학자 입장에서 보면 과녁의 한가운데를 정확히 맞춘 것과 같다”고 말했다.

화살이 발견된 지역은 노르웨이의 66개 빙하 유적지 중 하나다. 이들 유적지에서는 기후변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최근 몇 년 사이에 4000개 이상의 고고학적 유물이 발견됐다.

연구에 참여한 고고학자들은 X(옛 ‘트위터’)에서 “얼음은 타임머신이다. 마치 잠자는 숲 속의 미녀처럼 과거의 소중한 유물을 변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우리 시대로 가져온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