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인데 1.9만명 북적북적…노인 38% 시골에 선수들 몰린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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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은 해발 430m, 폭 5m 황톳길로 조성된 왕복 14㎞ 말티재 꼬부랑길에선 야외 체력 훈련을 할 수 있다. 사진 보은군

충북 보은군은 해발 430m, 폭 5m 황톳길로 조성된 왕복 14㎞ 말티재 꼬부랑길에선 야외 체력 훈련을 할 수 있다. 사진 보은군

폭염 기간 1만9000명 보은서 전지훈련 

인구 3만1168명, 이중 노인 인구가 38.6%를 차지하는 충북 보은군이 전지훈련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7일 보은군에 따르면 지난 7월~8월 사이 하계 훈련 목적으로 보은을 방문한 선수단은 154개 팀, 1만9132명으로 집계됐다. 1월~8월까지 전지훈련을 온 선수단 규모는 보은군 인구보다 많은 3만2899명에 달한다. 초고령사회(노인 인구 20% 이상)를 훌쩍 넘어선 시골 마을에 여름마다 체육 선수단이 북적거리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전지훈련 방문은 폭염이 심했던 7·8월에 집중됐다. 7월에 대만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을 시작으로 한국여자프로농구 심판부, 펜싱꿈나무, 육상꿈나무, KBO야구캠프 등 6개 종목 70개 팀이다. 연인원 집계 방식으로 8697명이 방문했다. 8월에는 세팍타크로 국가대표팀, 실업육상팀, 실업씨름단, 대학야구팀, 초등육상팀 등 6개 종목 84개 팀 선수단 1만438명이 보은을 찾았다. 보은군은 이 기간 선수단 방문으로 숙박과 식당·관광·교통 분야 등 소비 효과가 16억원 이상인 것으로 분석했다.

충북 보은군 스포츠파크 실내 체육관에서 선수들이 씨름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보은군

충북 보은군 스포츠파크 실내 체육관에서 선수들이 씨름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보은군

속리산 인근 1~2도 낮아…군청엔 ‘전지훈련팀’ 

보은군은 선수단이 많이 찾는 이유로 편리한 교통 접근성과 서늘한 기후 조건, 체육 인프라를 꼽고 있다. 보은은 국토 중심에 있어 고속도로를 타고 전국 어디서나 2~3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대표 관광지인 속리산 인근은 타 지역보다 기온이 1~2도 낮아 지도자들이 훈련 프로그램을 짜기 수월하다고 분석한다.

인구 대비 과도하다 싶을 만큼 잘 갖춰진 체육 시설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군은 스포츠산업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2010년 군청에 ‘전지훈련팀’을 만들었다. 이 팀은 선수단 섭외와 생활 지원, 전국대회 유치 등 업무를 전담한다.

2016년 보은읍 21만㎡ 부지에 295억원을 들여 보은스포츠파크를 만들었다. 이 스포츠단지에는 야구장, 결초보은 체육관, 실내야구연습장, 인조잔디 야구장 2면, 실내 씨름 연습장, 풋살구장, 육상경기장, 축구장 3면(인조잔디 2곳, 천연잔디 1곳)이 있다. 588㎡(178평) 규모 헬스장은 선수 100명을 동시 수용할 만큼 넉넉하다.

충북 보은군을 방문한 펜싱 선수들이 하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보은군

충북 보은군을 방문한 펜싱 선수들이 하계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 보은군

여름마다 선수단 북적거려…두 달간 소비 효과 16억원 

해발 430m, 폭 5m 황톳길로 조성된 왕복 14㎞ 말티재 꼬부랑길에선 야외 체력 훈련을 할 수 있다. 세팍타크로 국가대표팀 정장안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해 스포츠 인프라가 잘 갖춰진 보은을 또 방문했다”며 “보은 전지훈련을 통해 지난 7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 등 값진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지훈련이 잦다 보니 전국대회 개최도 잇따르고 있다. 추계 전국 중고·초등 육상대회, 전국 민속씨름 대회(5월), 전국 초등야구대회, 우슈 국가대표 선발전, 전국 유소년클럽 축구대회, 허재 아카데미 유소년 농구대회 등 8월까지 23개 대회를 개최했다. 올해 예정된 전국 규모 대회는 34개에 달한다.

황성수 보은군 전지훈련팀장은 “한팀이 전지훈련을 오면 20~30명씩 최소 일주일 동안 보은에 머물면서 소비를 하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며 “선수단에게 말티재 레포츠 단지 할인 혜택(주말 10%, 주중 50%)과 대장간 체험, 작은 영화관 무료 혜택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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