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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만배 인터뷰' 게시글 추천수 조작…1심서 집행유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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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부지방법원. 뉴스1

서울 서부지방법원. 뉴스1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 의혹이 파문을 일으키는 가운데,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인터뷰 영상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게시글 추천수를 조작한 30대 남성이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7단독 정철민 판사는 지난 1월 31일 게시글 추천수 조작 혐의(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된 박모(30대)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앞서 서울서부지검은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 7일 경기 의왕의 자택에서 엠엘비(MLB)파크에 올라온 ‘화천대유는 윤석열 봐주기 수사가 시작이었군요’라는 제목의 게시글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박씨를 불구속기소했다.

게시글에 첨부된 녹음파일에는 “2011년 부산저축은행 수사를 담당한 윤석열 대통령이 대장동 대출 브로커 조우형씨를 만나 사건을 무마해줬다”는 내용의 김만배씨 음성이 담겼다. 김씨는 “윤석열이가 '네가 조우형이야?'이러면서…OOO 검사가 커피, 뭐 하면서 몇 가지를 하더니 보내주더래. 그래서 사건이 없어졌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는 대선을 사흘 앞둔 지난해 3월 6일 뉴스타파가 공개했다.

박씨는 7일 오전 3시쯤 해당 게시글을 본 뒤 다른 회원들이 볼 수 있도록 추천 수를 조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어 ‘녹취록 보고 맘 돌아선 분 있나요?’라는 게시글도 별도로 작성한 뒤 이를 열람하면 보도를 인용한 게시글의 추천수를 1씩 자동으로 올려주는 스크립트(매크로)를 삽입했다. 오전 3시 12분부터 오전 3시 15분까지 4분 동안 추천 수 73회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에 게시글의 추천 수를 조작함으로써 여론을 호도한 점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며 박씨에게 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추천수 조작에 따라 추천된 수가 73회 정도에 그친 점, 피고인이 최초 범행을 한 후 4분 후에 추천수 조작 URL을 제거한 점, 우발적인 범행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했다”며 형 집행을 유예하기로 했다.

박씨가 게시글 추천수 조작을 하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려고 했던 뉴스타파와 김만배씨의 인터뷰 녹음파일은 최근 조작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부장검사 강백신)는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김씨에게 “대선 직전 보도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6500만원을 받으며 허위 인터뷰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다.

박씨에 대한 수사는 게시글 추천수 조작 정황을 포착한 MLB닷컴 관계자들의 고발로 시작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8월 박씨를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고, 검찰은 지난해 11월 박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경찰, 검찰은 모두 공범과 윗선은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박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3월 9일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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