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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 없는 부산국제영화제, 송강호가 닻 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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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화란’(감독 김창훈)은 부산에서 아시아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화란’(감독 김창훈)은 부산에서 아시아 관객들과 처음 만난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에 집행위원장까지 빈자리가 많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호스트를 배우 송강호가 맡는다. 5일 온라인으로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개최 기자회견에서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은 “올해 ‘부산영화제 사태’라 불리는 상황을 불러왔다”며 “내실 있는 영화제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영화제는 지난 5월 운영위원장 직제를 신설해 이 자리에 조종국 전 영화진흥위원회 사무국장을 선임했다. 허문영 집행위원장이 이에 반발해 사퇴하면서 두 달여 내홍을 겪었다. 비판이 일자 영화제 측은 조 위원장 해촉과 이용관 이사장 퇴진으로 사퇴 수습에 나섰다. 이어 허 전 집행위원장의 성추행 논란이 불거졌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가 집행위원장 직무대행, 강승아 부집행위원장이 운영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올해 영화제를 치른다.

다음 달 4일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로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다음 달 4일 ‘한국이 싫어서’(감독 장건재)로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고아성·주종혁 주연의 ‘한국이 싫어서’로,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장건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0대 한국 여성인 주인공이 새 삶을 찾아 뉴질랜드로 떠나는 이야기다. 69개국 209편의  공식 초청작은 영화의전당과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대영에서 상영한다. 지난해 71개국 243편보다 줄었다. 지난해 119억원이던 영화제 예산도 올해 109억원으로 줄었다. 강 운영위원장 직대는 “사태 영향으로 스폰서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 집행위원장 직대는 “예산이 줄면서 작품 수에도 영향이 있었다”며 “영화와 직접 관련된 행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계 영화의 흐름을 짚어 보던 포럼 비프는 올해 열리지 않는다.

폐막작은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은 ‘영화의 황제’(감독 닝하오)다. [사진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아시아 영화인상은 홍콩 배우 저우룬파(주윤발)가 받는다. 지난해 량차오웨이(양조위)에 이어 2년 연속 홍콩 배우가 수상한다. 저우룬파의 신작 ‘원 모어 찬스’와 함께 그의 대표작 ‘영웅본색’(1986)과 ‘와호장룡’(2000)을 상영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폐막작은 중국 닝하오 감독의 ‘영화의 황제’로, 류더화(유덕화) 주연이다. 남 집행위원장 직대는 “홍콩 영화 추억팔이를 하려는 게 아니다. 저우룬파는 그만한 업적과 아우라를 가진 배우”라고 말했다.

송강호(左), 저우룬파(右)

송강호(左), 저우룬파(右)

올 초 별세한 배우 윤정희와 일본의 영화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를 기리는 특별전도 마련한다. 윤정희의 대표작 ‘안개’(1967)와 ‘시’(2010), 사카모토의 연주를 영상에 담은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를 상영한다. ‘파친코’의 코고나다·저스틴 전 감독,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 등 한국계 미국인 영화인의 활약상을 짚어보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 코리안 디아스포라’도 눈길을 끈다.

전 세계 거장들의 다양한 신작도 볼 수 있다. 미국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바튼 아카데미’,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더 킬러’, 영국 켄 로치 감독의 ‘나의 올드 오크’,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 등이다. 독일 현대미술의 거장 안젤름 키퍼의 작품 세계를 담은 3D 다큐멘터리 ‘빔 벤더스의 안젤름 3D’도 관객과 만난다. 영화제는 다음 달 4~13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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