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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GDP 0.6% 힘겹게 성장…국민총소득 3분기만에 감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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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올 2분기 한국 경제가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잠정치) 0.6%를 기록하며 힘겹게 성장했다.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0.7% 감소해 지난해 2분기(-0.9%)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는데, 무역손실이 확대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국민소득’에 따르면, GDP 성장률 잠정치는 지난 7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준(0.6%)을 유지했다. 속보치 추계 당시 이용하지 못했던 자료들이 반영되면서 세부 수치는 일부 조정됐다. 정부소비(-0.1%포인트)·건설투자(-0.5%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되고, 설비투자(0.7%포인트)·수출(0.9%포인트)·수입(0.5%포인트) 등이 상향 수정됐다. 한은은 분기별 GDP를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로 나누어 세 차례 발표한다.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살펴보면, 민간 소비 기여도가 –0.1%포인트, 정부 소비 기여도가 –0.4%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8%포인트로 다섯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했다.

다만 순수출 기여도가 1.4%포인트로 다섯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이는 수출 감소 폭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컸던 영향이다. 재화·서비스 수입은 전 분기 대비 3.7% 줄었다. 세부적으로 따져보면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류를 중심으로 재화 수입이 6.5% 줄었고, 거주자의 국외소비지출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 수입이 10.1% 늘었다.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늘었지만 석유제품 등이 줄어 전 분기 대비 0.9% 줄었다. 한은은 “1분기에 수출이 많이 늘어난 데에 대한 기저효과가 작용한 가운데 자동차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반도체가 개선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수출이 소폭 감소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4%포인트, 수입의 성장 기여도는 –1.9%포인트로 나타났다.

한 나라 국민이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GNI(국내총소득+국외순수취요소소득) 증가율은 -0.7%로 세 분기 만에 감소해 GDP 성장률(0.6%)을 밑돌았다. 수입품 가격이 수출품 가격보다 더 크게 올라 교역조건이 악화한 영향 등이다. 실질 무역 손실 규모는 –32조2000억원에서 –34조원으로 커졌는데, 반도체 가격이 원유 가격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민이 국외에서 번 소득에서 국내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한 비용을 뺀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14조9000억원에서 10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은 1분기에 역대 최고치를 나타낸 바 있어 이번 감소세는 기저효과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부터 정부가 해외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하면서, 1분기에 이 배당금이 국내로 많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최정태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2분기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도 역대 두 번째 기록이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실질 GNI를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을 1.4%로 보고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현재까지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9%로, 하반기에는 1.7%를 기록해야 목표치 달성이 가능하다. 최 부장은 “소비자심리지수가 6월 이후 상승하는 등 민간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그리고 수출 부진도 8월부터 완화하면서 성장세가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성장세에 영향을 미칠 하방 요인으로는 ▶국내 펜트업 소비(보복소비) 약화 ▶중국 경기의 더딘 회복세 ▶미국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꼽았고, 상방 요인으로는 ▶중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 ▶미국 경기 연착륙 가능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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