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든 탑재체, 내년 달 간다…미 우주탐사 협력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탑재체가 달 탐사에 나선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무인 달 탐사선에 실려 내년부터 달 표면의 우주환경 관측 임무 수행에 나서게 된다. 한·미 우주탐사 협력 프로젝트가 막을 올린 가운데 세계 각국 ‘문 레이스(달 탐사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은 4일 NASA가 발사할 무인 달 착륙선에 실릴 예정인 ‘달 우주환경 모니터(루셈·LUSEM)’ 탑재체 개발이 완료돼 항공 포장을 마친 후 미국으로 이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차준홍 기자

루셈은 천문연이 개발한 국내 우주 탐사 역사상 첫 달 착륙선 탑재체다. NASA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의 하위 계획인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를 위해 개발됐다.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0년 만에 진행되는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이다. 2025년 인간을 다시 달에 착륙시키고 2020년대 후반까지 달 남극에 유인 상주기지를 짓는다는 목표다.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캐나다·일본·호주 등이 참여한다. 한국은 2021년 10번째 국가로 참여를 선언했다.

CLPS는 달의 과학적 탐사, 상업적 개발 등과 관련된 탑재체를 실은 무인 달 착륙선을 매년 발사하는 계획이다. 2025년 유인 달 착륙에 앞서 달 환경을 조사, 분석하는 임무를 맡는다. 입찰을 통해 선정된 민간 기업이 무인 달 착륙선을 개발·발사·운영하게 되는데 천문연은 탑재체 4종을 개발해 탐사과학 임무를 공동으로 수행한다.

달 표면은 대기권과 지구 자기장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극한 환경이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고에너지 입자가 직접 검출된다. 루셈이 여기서 고에너지 입자를 검출하는 센서 기능을 한다. 천문연과 선종호 경희대 교수 연구팀이 함께 개발하고, 위성 전문기업 쎄트렉아이가 제작했다.

NASA는 미국 민간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즈가 제작한 무인 달 착륙선 ‘노바-C’에 루셈을 탑재할 예정이다. 노바-C는 내년 말 역시 미 민간 우주기업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달을 향해 발사된다. 노바-C는 달의 앞면 저위도 지역인 ‘라이너 감마’에 착륙해 루셈과 함께 우주환경 관측을 포함한 국소 자기장 측정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천문연은 루셈 외에도 달 표면 자기장 측정기·달 표토 3차원 영상카메라·달 표면 우주방사선 측정기를 개발해 NASA와 함께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은 아직 달 탐사 후발주자다. 인도는 지난달 달 남극에 무인 우주 탐사선을 착륙시켰다. 일본은 세계 5번째 달 착륙 국가 등극을 목표로 이달 중 달 탐사선 탑재 로켓을 쏘아 올린다. 한국은 2032년 달 착륙에 도전한다.

이희권 기자 lee.heek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