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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담배로 매년 건보재정 5조원 샌다…"비음주·흡연자에 불공평"

중앙일보

입력

'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 5월 31일 서울시내 거리에서 시민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 5월 31일 서울시내 거리에서 시민들이 흡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최근 5년간 흡연과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지출이 25조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액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로, 해당 시기 건강보험 총 급여액의 10% 가까이가 흡연과 음주로 인해 지출됐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흡연과 음주로 인해 지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약 31조3574억원이었다. 이중 환자 본인부담금을 제외한 건강보험 지출 급여액은 약 25조63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의 건강보험 총 급여액(260조원)의 9.4%(24조원)가 흡연과 음주로 인한 진료에 사용됐다.

연도별 추이를 보면,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급여액은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2018년 4조5342억원, 2019년 5조2276억원으로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유행기인 2020년에 4조9252억원으로 감소했지만, 2021년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021년 5조3923억원에 이어 지난해 5조5588억원에 달했다.

흡연 및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지출 현황.

흡연 및 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지출 현황.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급여액은 2018년 대비 지난해 1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흡연은 19.8%, 음주는 16.8% 증가해 흡연의 증가율이 음주보다 높았다. 2018년 대비 지난해까지 급여액 증가율을 연령대별로 보면, 흡연의 경우 10대 이하에서 188.9%(9억→26억원) 폭증했고, 그 다음으로 60대(40.2%) 증가율이 높았다. 음주는 20대 64.3%, 80대 40.8%, 60대 32.4% 순으로 증가율이 높았다.

흡연·음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지원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담배에 부과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의 예상수입액 일부(65% 이내)가 건강보험 재정에 지원되고 있지만, 매년 지원액보다 많은 건강보험 재정이 흡연으로 인해 지출됐다. 2018~2021년 4년간 지출액(급여액)이 지원액보다 3조 3028억원 많았다. 주류에는 이렇게 부과되는 부담금도 없는 상황이다.

최혜영 의원은 “매년 5조원 안팎의 건강보험 재정이 술과 담배로 새고 있지만,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지원하는 재정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인상될 수밖에 없어 비흡연자·비음주자에게는 불공평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술과 담배의 해악을 정확히 분석하고 공개할 필요가 있다”며 담배의 유해성분을 관리·공개하도록 하는 ‘담배 유해성 관리법’의 연내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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