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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키아프 동시 개막…9월 서울은 ‘그림 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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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키아프 미디어아트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이이남의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2022).

키아프 미디어아트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이이남의 ‘각 사람에게 비추는 빛이 있었나니’(2022).

한국 역사상 미술 시장이 지금처럼 뜨거웠던 적이 있었을까. 올해 9월은 한국 미술사에 또 한 번 새로운 기록을 남기는 한 달로 기록될 전망이다. 영국 아트페어 ‘프리즈(Frieze)’와 한국 대표 아트페어 ‘키아프(Kiaf)’가 오는 6일 VIP 관람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나란히 개막한다.

‘총성 없는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 해외 작가들도 미리 도착해 곳곳에서 열리는 자신들의 전시 준비를 마치고 한국 미술 탐색에 나섰다. 국내 각 갤러리 역시 한국 작가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일반 관람객은 7일부터 프리즈와 키아프를 볼 수 있으며 프리즈는 9일까지, 키아프는 10일까지 열린다.

알렉스 카츠의 ‘토요일’(2002), 그레이갤러리.

알렉스 카츠의 ‘토요일’(2002), 그레이갤러리.

올해 프리즈엔 국내외 120여 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고시안, 페이스,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화이트큐브 등 세계 정상급 갤러리들이 대거 참여한다.

국제갤러리에서는 단색화 선구자인 박서보와 하종현·이승조를 비롯해 최욱경·정연두 등을, PKM은 윤형근·정창섭·유영국과 구정아, 조현갤러리는 김종학·이배·윤종숙 등을 선보인다. 일본 마호 쿠보타 갤러리는 일본의 도시 풍경을 묘사한 나오키 토미타의 유화를 솔로 부스로 선보인다.

이성자의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1962), 갤러리현대.

이성자의 ‘내가 기억하는 어머니’(1962), 갤러리현대.

마스터스 섹션에는 폴 세잔, 루시안 프로이트, 앙리 마티스, 루치오 폰타나 등 서양 모더니즘 거장들의 작품이 다수 나온다. 마스터스 섹션에 참여하는 갤러리현대는 60여 년 동안 자신만의 서정적 추상화를 추구해온 이성자(1918~2009) 작가의 솔로 부스를 꾸린다. 또 올해 60주년을 맞이한 시카고의 그레이갤러리는 프리즈 서울 첫 참가를 기념해 짐 다인,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하우메 플렌자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현재 서울은 아시아에서 가장 흥미로운 예술 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프리즈에서 동시대 최고의 작가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랑협회가 주최하는 키아프엔 국내외 210개 갤러리(국내 137개, 해외 73개)가 참여한다. 참여하는 작가 수만 약 1300여 명이다. PKM 갤러리는 서승원의 작품을, 표갤러리는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의 작품과 4m의 웅장한 스케일을 자랑하는 곽훈의 ‘다완’ 시리즈를 선보인다. 학고재는 장승택의 겹 회화 시리즈, 리안갤러리는 한국실험미술의 선구자인 이건용, 선화랑은 ‘보리밭 화가’로 알려진 채색화가 이숙자의 작품을 출품한다.

백남준의 ‘TV 부처’, 가고시안.

백남준의 ‘TV 부처’, 가고시안.

해외 갤러리 참여도 눈에 띈다. 독일의 디갤러리 초현실주의 화가 안드레 마손, 최근 서울에 지점을 낸 일본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1996년생 신진 작가 세바스찬 쇼메톤의 신작을 선보인다. 독일 페레스프로젝트도 올해 젊은 작가 씨씨 필립스, 안톤 무나르 작품을 선보인다.

키아프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박래현의 ‘기억’(1973).

키아프 특별전에서 선보이는 박래현의 ‘기억’(1973).

특별전도 마련돼 있다. 전통 한국화의 대가인 박생광과 박래현의 특별전을 통해 한국 전통 채색화의 우수성을 알린다. 두 작가의 작품 중 대표 수작 40여 점을 선보인다. 황달성 한국화랑협회장은 “프리즈와의 차별화를 위해 젊고 역동적인 페어를 지향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프리뷰를 포함해 5일간 관람할 수 있는 입장권은 25만원, 7일부터 볼 수 있는 당일 입장권은 8만원이다.

안드레마손의 ‘반 고흐의 유령’(1961), 디갤러리.

안드레마손의 ‘반 고흐의 유령’(1961), 디갤러리.

행사 기간 중엔 행사장(코엑스) 밖에도 볼거리가 넘친다. 서울 전역의 미술관과 갤러리가 세계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자존심 걸고 전시를 준비했다. 이를테면 삼청동에선 김구림 개인전(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성능경 개인전(갤러리현대), 이강소 개인전(리안갤러리) 등을 통해 한국 실험미술 1세대 작가들의 작품을 조망할 수 있다.

안톤 무나르의 ‘Son Verí de mí Marés’(2022-2023), 페레스프로젝트.

안톤 무나르의 ‘Son Verí de mí Marés’(2022-2023), 페레스프로젝트.

한편 7월부터 김범 개인전을 선보여온 서울 한남동 리움미술관은 7일부터 강서경 개인전을 함께 연다. 또 서울 삼청동 아트선재센터 서용선 개인전 ‘내이름은 빨강’, PKM갤러리 구정아 개인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는 사진작가 정연두 전시도 한국 중견 작가들의 오늘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관건은 동시에 열리는 프리즈와 키아프가 궁극적으로 한국 미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다. 올해는 지난해까지는 코로나19로 못 온 중국의 ‘큰 손’ 컬렉터까지 대거 방문할 예정이어서 시장은 더 달궈질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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