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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윤미향 두번째 징계안 내나…'홍범도 흉상 철거' 더 세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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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재직 시절 정부 보조금 3억 6천여만 원을 부당하게 받고 후원금 1억여 원을 사적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재직 시절 정부 보조금 3억 6천여만 원을 부당하게 받고 후원금 1억여 원을 사적 유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지난 7월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일 주일 한국대사관이 후원한 행사 대신 친북 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총련)가 주최한 간토 대지진 조선인 학살 추모식에 참석한 무소속 윤미향 의원에 대한 여권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3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존립을 위협하는 단체와 어깨를 나란히 한 윤 의원을 대한민국 일원으로 인정하는 것이 맞느냐”며 “국회는 윤 의원 제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뿐만 아니라 당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힘이 윤 의원 징계안을 제출하게 되면 두 번째가 된다. 2020년 9월 정의기억연대 활동 당시 후원금 유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자 징계안이 제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난해 1월 윤 의원 제명을 권고했지만 징계안은 여전히 국회 윤리특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후원금 논란 중에도 더불어민주당을 떠나지 않았던 윤 의원은 2021년 6월 부동산 의혹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됐다.

여권은 윤 의원의 총련 행사 참석을 고리로 윤석열 대통령의 ‘공산주의’ 발언도 엄호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아직도 공산전체주의 세력과 그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 반국가 세력이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민국 대변인은 “정작 멀지 않은 곳에 그 세력이 있던 것”이라며 “(민주당은) ‘21세기 대한민국에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이냐’며 황당한 인식까지 그대로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육군사관학교 교정의 홍범도 장군 흉상을 이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여권에선 강한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논란에 거리를 두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3일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은 공산주의 이념에 충실했음이 명확하다”며 “볼셰비키즘을 신봉하고 동족을 향해서도 공산주의자가 아니면 적으로 돌렸다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국군의 사표(師表)로 삼을 수 없다”고 적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홍범도 장군은 무늬만 공산당원이 아닌 충직하고 뼛속까지 빨간 공산당원”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故)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달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반면 야권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강선우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친윤(친윤석열) 매카시즘(공산주의 마녀사냥)에 빠졌다”며 “(윤 대통령이) 스스로를 우상화하고 싶은 것이라면 차라리 홍범도 장군 흉상 대신 윤 대통령 본인 흉상을 세우라”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저열한 역사인식과 국민의힘의 비겁한 동조를 역사가 기록하고 국민이 기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이날 페이스북에 “흉상 철거는 역사를 왜곡하고 국군과 육사의 정통성과 정체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처사”라며 “대통령실이 나서서 논란을 정리하는 것이 옳을 것”이라고 적었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에도 “대한민국의 뿌리가 임시정부에 있듯이 우리 국군의 뿌리도 대한독립군과 광복군에 있음을 부정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다만 이같은 이념 공방에 대해선 여권 내에서도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정기국회가 시작된 상황에서 여당이면 민생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념 논쟁 장기화는 당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정기국회 직전에 단식을 시작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달리 민생 문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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