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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배기 쑥 빠졌다…지하철 열차와 승강장 간격, 왜 생길까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어린이가 빠진 서울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승강장 틈. 연합뉴스

지난달 어린이가 빠진 서울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 승강장 틈. 연합뉴스

지난달 서울지하철 3호선 충무로역에서 네 살배기 남자아이가 열차와 승강장 사이 틈에 온몸이 빠지는 사건이 일어났다. 다행히 시민들이 20여초 만에 구조해 피해는 없었다.

이처럼 무심코 지나치던 열차와 승강장 사이에 발이 끼거나 작은 아이의 경우 몸이 빠질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3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관할하는 지하철 1∼8호선 열차와 승강장 간격이 10㎝를 넘는 곳은 3395곳으로 전체(1만9256곳)의 약 17.6%를 차지한다.

가장 넓은 곳은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으로 최대 28㎝에 달한다. 웬만한 성인 발 크기보다 넓은 간격이다. 지난달 열차에서 내리던 아이가 승강장 사이 틈에 빠진 3호선 충무로역은 최대 26㎝였다. 3호선 동대입구역(23㎝)이 뒤를 이었다.

넓은 승강장 간격은 승하차 시 위협적 요인이 돼 '크레바스'(빙하 위 갈라진 틈)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에 국토교통부의 도시철도건설규칙은 차량과 승강장 연단의 간격이 10㎝가 넘을 때 안전 발판 등 실족 사고를 방지하는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한다.

공사는 고정형 고무 발판을 134개 역 3739곳에 붙이고 이동식 발판도 203개 역에서 운용하고 있다. 승차 위치 승강장 바닥과 스크린도어에 노란색으로 눈에 띄게 '발 빠짐 주의' 표시를 하거나 전동차 안에서 관련 내용에 대한 안내방송도 한다.

하지만 발 빠짐 사고는 매년 이어지고 있다. 공사에서 보험금을 지급한 발 빠짐 사고의 경우 2018년 104건, 2019년 97건에서 2020년 50건, 2021년 51건으로 줄어들었지만 지난해에는 79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올해는 8월까지 32건의 발 빠짐 사고가 있었다.

이런 간격은 왜 생기는 걸까. 공사는 지하철 운행 시 열차가 좌우로 흔들리기 때문에 승강장과 충돌할 가능성을 고려해 약간의 간격을 둔다고 설명했다. 또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된 승강장일 경우 열차와 승강장 간 거리가 크게 벌어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공사 관계자는 "고무 발판 등을 대책으로 마련하지만 전동차가 진행할 때 툭 튀어나온 발판이 열차와 충돌할 수도 있어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라며 "발 빠짐 사고를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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