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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고통과 후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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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준결승 2국〉 ○ 변상일 9단 ● 최정 9단

장면 9

장면 9

장면⑨=바둑돌의 미묘한 생사를 보면 저 광대한 우주에서 벌어지는 별들의 탄생과 죽음이 떠오른다. 바둑은 처음 천문 도구였다는 설이 있다.

백△의 도전은 흑이 풀어야 할 마지막 숙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흑은 산다. 최정 9단의 흑1은 가장 간명한 응수. 한참 전에 놓인 흑▲의 존재가 생사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시켰다. 변상일 9단은 그러나 포기할 수 없다. 동분서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본다.

사활문제

사활문제

◆사활문제=우변 흑에 대한 가장 유력한 공격은 백1이다. 흑은 패는 할 수 없으므로 2로 물러서고 백은 7까지 넘어간다. 이때 8, 10의 단수에 이어 12가 성립한다. 흑에게 다른 수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가장 간명하다. 박영훈 9단이 흑▲가 놓였을 때 “결정타”라고 단정한 이유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변상일 9단은 백1 단수한 뒤 3으로 모는 수를 선택했다. 까다로운 공격이지만 최정은 4의 단수로 해결한다. 흑은 살아있다. (A 따내면 흑B의 단수) 변상일은 고통과 후회에 빠져들고 있다. 오늘은 이상하게 고집스런 강경책으로 일관했고 그 결과 지금 허무한 죽음을 앞두고 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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