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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한미일 정상에 “깡패 우두머리들”…해군 전술핵 배치도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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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규탄한 3국 정상을 ‘깡패 우두머리’라고 비난하며 해군에 전술핵 실전 배치 등 대응을 시사했다.

북한 관영매체들은 29일 김 위원장이 해군절(8월28일)을 기념해 지난 27일 해군사령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해군절을 기념해 관련 부대를 방문한 것은 2012년 집권 이후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경축연회 연설에서 “얼마 전에는 미국과 일본, 대한민국 깡패 우두머리들이 모여앉아 3자 사이의 각종 합동군사연습을 정기화한다는 것을 공표하고 그 실행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합의를 직접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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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남측을 ‘대한민국’이라고 지칭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그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강순남 국방상 명의의 담화에서 남측을 비난하며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김 위원장은 또 “국가 핵무력 건설 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 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해군에 배치할 수 있는 전술핵 무기에는 핵무인 수중공격정(핵어뢰) ‘해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 탄도미사일을 개량한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 21일부터 시작한 ‘을지자유의 방패’(UFS) 연합훈련을 의식해 자신들의 전술핵 능력을 강조하면서 전쟁 억지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동행했다.

한편 한·미·일은 이날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현 정부 출범 후 다섯 번째로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을 했다. 해당 훈련은 지난 24일 발사된 북한의 우주발사체 등 고도화되는 북핵·미사일 위협을 겨냥한 것으로 3국의 대북 대비태세를 점검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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