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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하고 보니 나라 거덜나기 직전…오염수 비판, 1+1을 100이라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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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윤석열

윤석열

윤석열(얼굴) 대통령이 28일 “우리가 지난 대선 때 힘을 합쳐서 국정운영권을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됐겠나 하는 정말 아찔한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년 연속으로 국민의힘 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한 마무리 발언에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정권교체 과정을 설명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벌여놓은 사업들도 하나씩 열어보면 정말 이게 내실 있게 생산성 있는 사업을 해놓은 건지, 무슨 선거 때 표를 얻기 위해 막 벌여놓은 건지 그야말로 나라가 거덜이 나기 일보 직전이었다”고 하면서다. “기업도 망하기 전에 아주 껍데기는 화려하다. 돈은 없는데 사장이 벤츠S600 이런 고급 승용차를 막 굴리고, 이런 식으로 해서 안 망한 기업이 없지 않냐”며 “정부도 선거 때 표 좀 올려 보려고 재정을 부풀리고 국채를 발행해서 나라 재정이 엉망이 되면 대외 신용도가 떨어진다”고 국가와 기업을 비교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야당을 향해서도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국가안보, 군, 공안기관, 공권력을 집행하는 법 집행기관, 또 경제정책들을 세부적으로 다 뜯어보고 조금씩 내실 있게 만들어가는 데 벌써 1년 서너 달이 훌쩍 지났다”며 “국회에서 여소야대에다가 언론도 전부 야당 지지 세력들이 잡고 있어서 24시간 우리 정부 욕만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후쿠시마(오염수)에 대해서 나오는 걸 보면 도대체가 과학이라고 하는 것을 ‘1 더하기 1을 100’이라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세력들하고 우리가 싸울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어 “협치, 협치 하는데, 새가 날아가는 방향은 딱 정해져 있어야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가 힘을 합쳐 성장과 분배를 통해 발전해 나가는 것이지, 날아가는 방향에 대해 엉뚱한 생각을 하고 뒤로 가겠다고 하면 그건 안 된다”고 했다.

“여소야대 국회, 야당지지 언론…24시간 우리정부 욕만 해”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2023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 만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통합과 타협이란 것은 우리 스스로 국가 정체성에 대해서 성찰하고, 우리 당정만이라도 국가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잡아야 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과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제일 중요한 게 이념”이라며 “철 지난 사기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며 국정운영 이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어느 방향으로 갈지 명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현재 좌표가 어딘지 분명히 인식해야 제대로 갈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갈 방향은 국민을 위하는 것인데 너무 막연하다. 결국 우리의 민생과 경제를 살찌우기 위해 시장을 키우고 또 넓은 시장에 뛰어들어 차지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우리의 모든 제도와 법제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고, 부합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과감하게 폐기하고, 국민들을 자신 있게 설득할 수 있어야 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 참석 전 연찬회에선 ‘수도권 위기론’을 두고 당 지도부와 수도권 의원들이 또 한번 견해차를 드러냈다. 특히 대통령실은 “위기론은 언론이 지어낸 이야기”라며 극명한 인식 차를 보였다.

김기현 대표는 최근 당내 분란의 불씨가 된 내년 총선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 생각한다”며 “실제로 어려운 지역이다. 그만큼 더 심혈을 기울여서 수도권 민심이 다가오게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 지역 총선 필승 전략으로 ‘인재 영입’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좋은 인물이 새바람을 일으키게 하고 개혁을 주도해 나간다면 취약 지역, 수도권 지역에서도 우리가 압승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을 반드시 만들어낼 것”이라며 “개인적 호불호와 상관없이 계파를 초월해 총선에서 승리할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해서라도 반드시 모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어온 수도권 지역 의원들도 ‘인재 영입’의 필요성엔 공감했다. 다만 상황 진단은 달랐다. 윤상현(인천 동구·미추홀구을) 의원은 “제대로 된 인물이 없다고 우리 당내 의견이 모이고 있다”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수도권이라는 데가 만만한 곳이 아니다”고 말했다.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구갑) 의원은 “수도권 지역마다 알려진 분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고 했다.

반면에 이날 연찬회에 참석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위기론은 언론이 만든 이야기”라면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네임밸류 높은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이지 출마할 사람이 없다는 건 아니다. 상대에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를 두고 당 관계자는 “여권 주류와 비주류 세력 간 상황 인식에 대한 간극이 여전하다”고 평가했다.

이날 특강에 나선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윤심만 따라가니까 대통령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속 엄석대처럼 보이는 것”이라며 쓴소리를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엄석대가 아니라 엄석대를 쫓아낸 자유주의자 선생님”이라며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롭지 못한 부분에 권력이라는 막대기를 들고 바로잡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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