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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장 “홍범도 동상 제거는 反역사적”…대통령실 “국방부가 검토”

중앙일보

입력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운암 김성숙 학술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년 운암 김성숙 학술심포지엄'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찬 광복회장은 27일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내 홍범도 장군을 비롯한 독립군·광복군 영웅 5인의 흉상 이전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반역사적 결정”이라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 회장은 이날 이종섭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민족적 양심을 져버린 귀하는 어느 나라 국방장관이냐”며 “스스로 판단할 능력이 없으면 자리에서 퇴진하는 것이 조국 대한민국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신흥무관학교 설립자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는데, 독립기념관으로 이전이 검토되고 있다. 봉오동 전투를 이끈 홍범도 장군이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이 있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공산주의 국가(체제)인 북한의 침략에 대비해 자유민주주의와 대한민국을 수호하는 장교 육성이란 육사의 정체성을 고려할 때 옛 소련공산당 가입·활동 이력 등 여러 논란이 있는 분을 육사에서, 특히 생도교육의 상징적 건물 중앙현관에서 기념하는 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홍 장군은 (일제 때) 연해주에서 무장투쟁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해 편의상 소련공산당에 가담했던 것”이라며 “북한은 김일성을 무장독립투쟁 최고 수반으로 선전해왔기 때문에 그보다 위대한 홍 장군 유해 봉환을 방해하기도 했다. 홍 장군을 새삼스레 공산주의자로 몰아 흉상을 철거한다면 결과적으로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동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통령실은 흉상 이전과 관련해 “국방부와 육사가 잘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며 추가 언급은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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