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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세계 최초로 달 남극에 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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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에서 관계자들이 23일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 착륙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에서 관계자들이 23일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 착륙 생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인도가 23일(현지시간) 달의 남극에 탐사선을 세계 최초로 착륙시키며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로이터통신·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 오후 6시4분쯤 찬드라얀 3호의 착륙선·탐사차 등이 달의 남극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가 밝힌 탐사선의 착륙 지점은 달의 남극인 남위 69도 부근이었다.

찬드라얀 3호는 달까지 날아가는 추진 모듈과 착륙선 ‘비크람’, 탐사를 위한 차량(로버) ‘프라그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프라그얀은 산스크리트어로 ‘지혜’라는 뜻이다. 무게 26㎏가량인 프라그얀은 향후 2주 동안 남극 표면의 광물 성분을 분석하고, 궁극적으로 얼음(물) 흔적을 조사하게 된다.

인도는 이로써 미국과 소련(현 러시아),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달에 탐사선을 착륙시킨 나라가 됐다. 더구나 달의 남극은 지금까지 한 번도 탐사선이 착륙에 성공한 적이 없다. 2019년 인도의 찬드라얀 2호는 달의 궤도에 안착하는 것까진 성공했지만, 탐사선 착륙에는 실패했다. 일본·이스라엘 등도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 CNN은 “이번 임무는 우주 분야 글로벌 초강대국으로서 인도의 위상을 확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주요국 달 탐사선 프로젝트

주요국 달 탐사선 프로젝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 참석차 머물고 있는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착륙 시도를 화상으로 지켜봤다. 탐사선이 달 표면에 착륙한 직후 모디 총리는 “인도는 이제 달에 섰다”고 말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이번 임무는 모든 인도인의 꿈과 야망”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이번 달 착륙은 모디 정부가 민간 우주 산업 투자를 장려하는 가운데 인도가 우주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모디 총리는 2020년 6월 인도 우주산업을 민간에 개방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인도에는 최소 140개 우주기술 스타트업이 생겨났고, 1억2000만 달러(약 1609억원) 신규 투자가 유입됐다.

인도 시민들은 이날 하루 가슴을 졸이며 달 탐사선의 무사 착륙을 기원했다. TV와 신문 등 뉴스 매체는 착륙 장면을 한 시간 전부터 생중계하거나, 착륙 카운트다운 타이머를 표시하기도 했다.

전국 예배당은 찬드라얀 3호의 성공을 위해 기도하는 이들로 가득 찼다. 힌두교 성지인 갠지스강에도 기도 인파가 몰렸다. 하디프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 장관은 시크교 예배당에서 기도한 뒤 “인도는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과학적 발전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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