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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고려항공 평양·베이징 노선 재개…"한·미·일 밀착에 북·중·러 결집"

중앙일보

입력

22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터미널 전광판에 13시 5분 출발하는 평양행 고려항공 JS-152 편명이 표기되어 있다. 박성훈 특파원

22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터미널 전광판에 13시 5분 출발하는 평양행 고려항공 JS-152 편명이 표기되어 있다. 박성훈 특파원

북한 국영 고려항공 여객기가 22일 중국 베이징을 왕복하며 지난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평양-베이징 노선을 3년 7개월 만에 재개했다. 앞서 지난 18일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은 오는 25일 북한 고려항공이 평양-블라디보스토크 노선을 2020년 3월 9일 이후 3년 5개월 만에 재개한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정상회담이 북·중·러를 묶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오전 9시 17분(현지시간)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 터미널에 고려항공 JS151편이 도착했다. 평양 순안공항을 출발한 이 여객기는 러시아제 투폴레프 TU-204로, 최대 탑승 인원은 150여 명이다. 하지만 이날 탑승한 구체적인 승객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고려항공 여객기는 이날 오후 1시 5분께 북한 주민을 태우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고려항공 체크인 창구에는 인공기 배지를 단 북한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짐을 부치는 장면이 목격됐다. 북한 주민들은 촬영하려는 취재진과 한때 실랑이를 벌여 공항 보안요원들이 중재했다.

중국 당국은 전날 평양-베이징 노선의 재개를 확인했다. 21일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1월 8일부터 국내외 항공사의 국제 여객 노선의 회복 신청을 받았다”며 “2023년 여름·가을 시즌 변경 업무 중 중국은 항공사 신청에 따라 북한 고려항공의 평양-베이징-평양 여객 노선 정기 항공편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22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터미널의 북한 고려항공 카운터에 북한 승객들이 짐을 붙이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22일 베이징 서우두 공항 제2터미널의 북한 고려항공 카운터에 북한 승객들이 짐을 붙이고 있다. 박성훈 특파원

중국과 북한의 인적 교류는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휴전일을 맞아 중국 당정대표단의 평양 방문 이후 재개되기 시작했다. 지난 16일 북한 태권도 선수단이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압록강 철교를 건너 중국을 방문했다. 북한은 다음 달 23일 개막하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인적 교류 재개는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만 이번 북·중 항공 노선 재개가 양국 국적 항공사가 동등한 횟수로 재개하는 관례와 달리 중국 차이나에어(CA)는 아직 평양 노선 취항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려항공은 화·목·토 주 3회 취항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지지만, 실제 취항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공항 관계자가 말했다.

이번 평양·베이징, 평양·블라디보스토크 항공 노선 재개에 대해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 효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코로나19 이전 북·중 인적 왕래의 주요 교통수단이던 평양-베이징 K-28 국제열차가 아직 운행을 재개하지 않았고, 신의주-단둥 인적 교류나 중국 국적기 취항 역시 재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만 출신의 린취안중(林泉忠) 현 우한(武漢)대 일본연구센터장은 21일 홍콩 명보에 “바이든이 주도하는 미국 진영이 협력 메커니즘을 하나씩 늘여가며 대만 위기를 포함해 중국에 대응하는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중국 역시 빠르게 자신의 연맹을 모색 내지 구축하고 있어 한·미·일 정상회담이 북·중·러의 진일보한 동맹 결성의 촉매제가 될 것인지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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