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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민주당 언급하며 "이화영 가족 불화? 조직적 사법방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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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쌍방울 사외이사 시절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비비안 행사장에서 촬영한 사진. 독자 제공

 “(변호사 사임이) 단순히 피고인과 그 가족의 불화나 견해차로 보긴 어렵다. 누군가의 조직적 사법 방해 행위가 아닌지 의심된다.”
변호인단의 잇따른 사임으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에서 검찰이 ‘사법 방해’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이화영 변호인 해임에 ‘민주당’ 언급 

22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 심리로 열린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 43차 공판에서 검찰은 이같이 밝히며 신속한 재판 진행을 당부했다.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018년 7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집무실에서 이화영 전 당시 평화부지사에게 임용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검찰은 “(전날 사임한 법무법인 해광의 서민석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선임한 사람인데,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검찰의 회유·압박’ 등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사임하게 됐다”며 “이는 남편인 피고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고, 피고인 가족이 하는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모 민주당 용인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통해 이 전 부지사의 가족과 접촉한 사실을 언급했다. 검찰은 “이후 이 전 부지사의 배우자가 민주당에 편지를 보내 검찰의 회유·협박이 있었다는 허위 입장문을 내고, 변호인들이 해임하면서 재판이 공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 공전의 배후에 ‘민주당’이 있다고 공식 언급한 것이다.
검찰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밝히는 것은 형사사법의 문제인데 형사사법을 흔들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있는 것 같아서 안타깝고 유감”이라며 “형사 재판은 법정 내에서 이뤄져야 하고, (재판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화영 "사선 변호사 선임하게 해달라”

법무법인 해광의 사임으로 법정에 홀로 출석한 이 전 부지사도 이날 재판에서 사선 변호인 선임에 대해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현재) 정황상 어떤 분(변호인)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 사건 초기에 있던 분들이 사임을 하셨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기록상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으로 현근택 변호사 등 2명과 법무법인 호원이 있지만, 이들 변호인은 그동안 실질적 변론에 참여한 적이 없다. 재판부가 최근에 이 전 부지사를 접견했다고 언급한 변호사는 “사건은 수임하지 않았고, 법률 자문을 구하는 이 전 부지사 요청으로 구치소에서 접견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인신이 갇힌 상태에서 가족과 변호인을 설득하기 어려웠다”며 “사건이 워낙 복잡해 변호인단을 다시 설득하려고 노력 중이다. 사선 변호인을 선임할 기회를 다시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재판 상황을 고려해 이날 임시로 이 전 부지사에게 국선 변호사를 배정에 오후 재판을 이어갈 예정이다. 재판장은 “앞으로 사선 변호인이 선임될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국선의 조력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피고인이 제대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국선을 추가로 선임되도록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영 진술 기다린던 검찰, 강공 전환 기류

7월 이후 이 전 부지사 공판은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쌍방울 그룹의 방북비용 대납 사실을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에게 구두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공전되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 전 부지사 부인 나서 이 전 부지사가 신뢰해 온 서민석 변호사를 해임하겠다고 나서 등 혼란을 일으키며 변호인 없는 재판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진술이 담긴 진술 조서가 증거로 채택된 이후 이재명 대표를 소환하려던 수원지검의 계획도 결국 차질을 빚게 됐다. 검찰관계자는 “무작정 재판 전개를 지켜볼 수만은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게 제3자뇌물제공 혐의를 적용할지를 장기간 검토해 온 수원지검은 최근 이 혐의를 적용해 이 대표를 입건했다. 법조계에선 빠르면 이번 주 내에 이 대표에게 수원지검의 소환 통보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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