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 많이 먹으면 '황달'? 순간 착색현상일 뿐

중앙일보

입력

먹으면 먹을수록 그것과 꼭 같은 색으로 우리의 몸을 물들게 하는 과일이 있다. 따뜻한 음식을 자주 찾게 되는 겨울철에 시원한 귤이 바로 주인공. 다른 유색 채소나 과일과 달리 유독 귤을 먹었을 때만 노랗게 변하는 이유는 뭘까?

2개 이상 귤껍질을 까다보면 손톱이 노랗게 변한다. 이는 귤에 다량 함유돼 있는 카로틴이란 성분 때문인데 손톱 뿐 아니라 귤을 과다 섭취하게 되면 우리 몸 군데군데에도 노랗게 변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노랗게 변하는건 왜?= 귤의 주요 성분은 100g당 수분 87.1%, 단백질 0.90%, 지방 0.25%, 함수탄소 9.9 %, 섬유 0.4%, 무기질 0.38%, 알칼리 4%, 인산 0.05%, 칼슘 0.041%, 철 0.003%로 다른 과일에 비해서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다.

일반적으로 하루 귤 두 개면 비타민C 60mg을 충족할 수 있다고 알려졌으며, 피부미용에도 좋고 겨울철 감기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이렇듯 자주 먹으면 좋은 과실이긴 하지만 과다 섭취 시 피부가 황달처럼 노랗게 변하기도 하니 그 양을 조절해서 먹는 게 좋다.

그럼 왜 이렇게 노랗게 변하는 걸까. 앞서 얘기한 것처럼 귤에 들어 있는 카로틴 성분에 의한 착색 현상 때문이다.

주황색의 귤에는 카로틴 성분의 색소가 함유돼 있는데 보통 장에서 30% 정도 흡수되어 혈액에 섞여 전신으로 퍼진다. 이때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 되어 사용되고 남는 부분은 피하지방에 축적된다.

을지대병원 피부과 김윤동 교수는 "귤을 장기 과다 섭취할 경우, 피하 지방을 포함한 지방 조직에 흡수돼 손바닥이나 발바닥, 피부가 엷은 콧구멍 주위나 눈꺼풀 등에 노란 색깔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하지방이 많은 부분에서 그만큼 많은 카로틴을 흡수하기 때문에 손바닥과 발바닥이 가장 심하다는 것.

◇다른 유색 과일도 물들게 하나= 그럼 왜 다른 유색 채소.과일을 섭취했을 때는 피부색에 변화가 없는 걸까.

경희대 식품영양학과 임윤진 교수는 "카로틴은 황적색 색소로 귤 뿐 아니라 당근, 고추, 호박, 등에 많이 함유돼 있으며 농도에 따라 그 색이 다르다"고 전했다.

임 교수는 "카로틴의 성분이 가장 많은 것은 당근이지만 귤과 같이 자주 섭취되지 않아서 그 반응이 적다"며 "귤은 겨울철에 가장 즐겨 먹는 과일 중 하나로 그 섭취 빈도가 다른 유색 과실 중 가장 높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즉, 자주 그리고 많이 먹을 수 있는 과일이기 때문에 그만큼 카로틴 성분이 많이 축적될 수 있다는 것.

간혹,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고 해서 '황달'이라 착각하는 사람이 많다.

삼성한의원 권택현 원장은 "실제로 손발이 노랗게 변해 황달인줄 알고 병원을 찾았지만 아닌 것을 알고 안심하고 돌아간 사람들이 있다"고 전했다.

권 원장에 따르면 눈의 흰자위를 봤을 때 노란색을 띌 경우는 황달이라 판단하고 간 질환 쪽을 의심하지만 단순히 손.발이 노랗게 변해서 올 경우는 카로틴에 의한 변색으로 간주한다.

◇귤 몸에 좋아= 귤에는 비타민C 뿐 아니라 혈관의 침투성을 줄이고 저항력을 주어 혈관 파열을 방지하는 비타민P가 들어 있어 뇌출혈의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귤에 들어있는 비타민A는 눈을 좋게 하고, 비타민 E는 불포화지방산의 산화를 막고 콜레스테롤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여 혈압을 안정시키며, 동맥경화예방 효과가 있다. 【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