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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선수에 '강제 키스' 뭇매…스페인축구협회장 결국 사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0일(현지시간) 루이스 루비알베스(오른쪽)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스페인 대표팀 선수 제니퍼 에르모소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이 스페인 국영방송 RTVE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사진 RTVE 캡처

지난 20일(현지시간) 루이스 루비알베스(오른쪽)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우승 시상식에서 스페인 대표팀 선수 제니퍼 에르모소에게 입을 맞추는 장면이 스페인 국영방송 RTVE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사진 RTVE 캡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우승 직후 자국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입을 맞춰 논란이 된 스페인축구협회 루이스 루비알레스 회장이 결국 공식 사과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스페인축구협회가 21일(현지시간) ESPN 등 매체에 공개한 영상을 통해 "실수를 저질렀다"며 "당시 감정이 벅차올랐다. 나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밖에서는 파장이 커졌다. 그 장면이 여러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했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난 사과해야만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더 배우고 한 기관의 수장으로서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새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자국 대표팀의 월드컵 우승이라는 대단한 성과보다 자신의 행동에서 비롯된 논란이 더 주목받아 유감스럽다고 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은 "(월드컵 우승이) 우리 역사에서 여자축구가 거둔 가장 대단한 성공이라서 더욱 슬프다"며 "(남녀를 통틀어) 스페인의 두 번째 우승을 축하하려는 데, 이 사태가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로이터=연합뉴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한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 로이터=연합뉴스

스페인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0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이었다.

이후 이어진 시상식에서 루비알레스 회장이 단상으로 올라온 미드필더 헤니페르 에르모소와 포옹한 뒤 두 손으로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춰 논란이 됐다.

현지 주요 외신들은 루비알레스의 행동이 '동의 없는 신체 접촉'인 만큼 광범위하게 보면 성폭력에 가깝다고 일제히 질타했다.

스페인 대표 일간지 엘파이스는 '에르모소는 루비알레스의 키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우리도 그렇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비판했다. 엘파이스는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오해였다고 할 수 있지만, 갑자기 (타인의) 입에다가 키스하는 건 '공격'"이라며 "'도둑 키스'가 항상 놀랍고 유쾌하게 다가오는 건 아니다. 반대로 그건 침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의 이레네 몬테로 평등부 장관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동의 없는 키스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지 말라"며 "이는 여성이 일상적으로 겪는 성폭력의 일환"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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