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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맘 말 못할 고통, 변비…방치했다간 이 병 걸린다 [건강한 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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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 영양 섭취 이렇게

비타민C 함유 식품 철분 흡수 높여
현미채소과일 등 변비 예방 도움
철분제는 공복에 먹어야 흡수 잘돼

엽산, 철분, 칼슘, 식이섬유…. 임신하면 으레 찾는 영양소들이다. 그러나 이들 영양소를 왜, 얼마나,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어렴풋이 알더라도 막상 입덧이 심해져 보충제 섭취가 어려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러한 예비맘들을 위해 임신 기간 권장하는 영양소와 섭취 시 유의점을 살펴봤다.

철분

유제품은 철분제 흡수 방해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이 늘어난다. 철분을 비롯해 혈액 생성에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 이유다. 만약 철분이 부족하면 산모에게 철분 결핍성 빈혈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조산, 유산, 사망까지 이를 수 있어 예방이 필요하다.

철분은 닭고기, 굴, 깻잎, 시금치, 두부, 말린 과일 등을 통해 채울 수 있다. 여기에 철분 흡수율을 높이는 비타민C 함유 식품을 곁들이면 더욱 좋다. 귤, 딸기, 오렌지 주스 등이다. 반면에 커피, 홍차, 녹차 등에 든 탄닌 성분은 철 흡수를 방해하니 주의한다.

철분 보충에 있어 철분제도 도움이 된다. 문제는 임신 초기 입덧이 심하면 철분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구토하거나 메스꺼운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때 입덧 증상을 악화하면서까지 무리하게 철분제를 섭취할 필요는 없다. 한양대병원 산부인과 호정규 교수는 “다만 필요량이 늘어나는 임신 20주부터는 적극적으로 철분을 보충할 필요가 있고 이 시기에는 입덧도 어느 정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주치의와 상담 후 정제, 액상, 주사제 등의 철분제 중 본인에게 맞는 것으로 선택할 수도 있다. 또 하나 알아둘 점이 있다. 가천대 길병원 산부인과 전승주 교수는 “우유·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은 철분제의 흡수를 방해하기 때문에 철분제 복용 2시간 전부터는 이들 제품의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고 했다.

엽산 

최소 임신 3개월까진 섭취

엽산은 칼슘 못지않게 임산부에게 꼭 필요한 영양소다. 비타민B의 일종인 엽산은 기형아 출생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수정 후 4주 이내에 태아의 중추신경계가 형성되는데 이때 모체에 엽산이 부족하면 신경관 결손으로 유산·사산하거나 선천성 기형아를 낳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임산부의 1일 엽산 섭취량은 0.4~0.8㎎. 과거 신경관 결손증을 가진 아이를 임신한 적이 있다면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평균치의 10배인 4㎎의 엽산을 복용하기도 한다. 호 교수는 “최소한으로는 임신 1개월 전부터 초기 3개월까지, 넉넉하게는 임신 3개월 전부터 수유할 때까지 섭취하길 권한다”고 설명했다. 간혹 계획대로 임신이 되지 않아 길어진 엽산제 복용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여성도 있다. 호 교수는 “엽산은 우리 몸에서 필요한 양 이상은 배설돼 나가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엽산이 포함된 식품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브로콜리·시금치·갓 같은 녹색 채소, 콩류, 달걀, 참치, 오렌지 등이 대표적이다. 수용성 비타민이라 음식 조리 시 열을 지나치게 가하지 않도록 하고 가급적 생으로 섭취하거나 데쳐 먹도록 한다.

식이섬유

말 못 할 고통, 변비 예방

변비는 대다수의 임신부가 겪는 고충 가운데 하나다. 임신 기간 증가하는 프로게스테론 호르몬이 장의 운동을 감소시키고 임신 후기로 갈수록 자궁이 커져 장을 압박, 내용물이 정체되는 탓이다. 철분제 복용 후 변비를 겪는 임신부들도 있는데, 변비를 방치할 경우 치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변비를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길 권한다. 수영이나 걷기 등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된다. 여기에 식이섬유를 섭취하면 장 기능에 도움을 줘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식이섬유는 콜레스테롤 흡수를 방해해 혈중 콜레스테롤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고, 포만감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데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으로는 현미·보리 등의 전곡류와 채소, 과일, 해조류 등을 꼽을 수 있다. 변비약은 식이요법과 운동 등으로도 뚜렷한 증상 개선 효과가 없을 때 고려할 수 있다. 단, 변비약 가운데 피마자유를 사용한 약은 자궁 수축을 유발해 조기 진통을 야기할 수 있어 경계해야 한다.

칼슘

철분제와 2시간 간격 둬 복용

뼈 건강을 좌우하는 칼슘은 임신했을 때도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다. 칼슘은 태아의 치아와 뼈 형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전 교수는 “임신 중 대부분의 칼슘은 모체의 뼈에 저장돼 태아의 성장에 즉시 이용될 수 있다”며 “임신 기간 칼슘 섭취가 부족해도 태아의 성장에는 큰 영향이 가지 않지만 이로 인해 모체의 골밀도가 저하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칼슘을 다량 함유한 식품은 우유, 치즈, 요구르트, 뼈째 먹는 생선, 연어, 시금치, 브로콜리, 콩, 오렌지 등이다. 식품 섭취에 더해 칼슘 보충제를 복용한다면 유의할 점이 있다. 철분제와 칼슘제를 동시에 먹으면 칼슘이 철분의 흡수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일산 차병원 산부인과 홍소연 교수는 “철분제는 공복에 먹어야 흡수가 잘되기 때문에 식전에 철분제를, 식후에 칼슘제를 먹는 식으로 최소 2시간 간격을 두고 섭취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더불어 비타민D도 뼈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어 결핍되지 않도록 챙기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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