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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두 달째 선두…켈리야 힘내, 29년 한 풀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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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박동원의 만루홈런으로 역전승한 뒤 기뻐하는 LG 선수들. LG는 올 시즌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박동원의 만루홈런으로 역전승한 뒤 기뻐하는 LG 선수들. LG는 올 시즌 단독 선두를 굳건히 지키며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두 달째 선두를 독주하고 있다. 올 시즌 100번째 경기였던 지난 1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3으로 이겨 시즌 62번째 승리(2무 37패)를 거뒀다. 17일 경기에선 삼성에 2-4로 졌지만, LG를 위협할 팀은 보이지 않는다.

LG는 지난 6월 말 SSG 랜더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뒤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50승과 60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으면서 정규시즌 우승 확률을 75.8%로 높였다. 2위 SSG와의 격차도 7경기로 벌어져 여유가 생겼다.

LG로선 29년간 쌓인 한(恨)을 풀 절호의 기회다. LG는 창단 시즌인 1990년과 1994년 통합 우승 이후 단 한 차례도 한국시리즈는 물론 정규시즌 정상을 밟지 못했다. 마지막 한국시리즈 진출도 21년 전인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서울의 자존심’을 강조하는 LG로선 체면이 상할 만한 시간이었다.

그렇다고 늘 하위권을 전전한 것도 아니다. 지난 10년간 7차례나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매년 서울권에서 뛰어난 유망주를 뽑았고, 겨울이면 FA 시장에서 거액을 투자해 전력을 보강했다. 그런데도 정규시즌 우승은 늘 남의 차지였고, 어렵게 올라간 포스트시즌에선 매번 미끄러졌다. 야구 전문가들은 ‘해결사’의 부재를 그 원인 중 하나로 꼽았다. 결정적일 때 승부의 흐름을 가져올 수 있는 주인공이 필요하다는 뜻이었다.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4실점(2자책)을 하고 패전 투수가 된 LG 켈리. [뉴스1]

17일 대구 삼성전에서 6이닝 4실점(2자책)을 하고 패전 투수가 된 LG 켈리. [뉴스1]

LG는 올해 포수 박동원을 영입해 그 고민을 덜었다. 지난해 말 롯데 자이언츠로 떠난 주전 안방마님 유강남 대신 자유계약선수(FA) 포수 박동원에게 4년 총액 65억원을 투자했다. 적잖은 액수지만, 박동원은 데뷔 후 최고 활약으로 LG의 기대에 보답하고 있다. 16일 삼성전에서는 시즌 18호 홈런을 역전 결승 만루홈런으로 장식했다.

올 시즌 합류한 오스틴 딘도 팀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LG는 최근 수년간 외국인 타자의 릴레이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제임스 로니, 토미 조셉, 로베르토 라모스, 저스틴 보어, 리오 루이즈 등이 줄줄이 ‘실패작’으로 꼽혔다. 그러나 오스틴은 이들과 달랐다.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고 팀 타선의 중심을 잡았다. 17일 경기에선 7회 시즌 16호 홈런을 터트려 팀의 영패를 막고 체면을 세웠다.

다만 제1선발을 맡았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문제다. 켈리는 지난 4년 간 LG의 에이스로 활약했지만, 올해는 4점대 평균자책점(4.59)으로 흔들리고 있다. 17일에도 삼성 구자욱에게 5회 2점 홈런을 맞는 등 6이닝 10피안타 4실점(2자책점)을 기록해 시즌 7패(7승)째를 안았다.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가 11승 3패, 평균자책점 2.46으로 맹활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29년 만에 우승 꿈꾸는 LG 트윈스

◦ 순위: 1위(62승2무36패)
◦ 팀 타율: 1위(0.285)
◦ 팀 평균자책점: 1위(3.64)
◦ 페넌트레이스 우승 확률: 75.8%
◦ 마지막 통합우승: 1994년
◦ 마지막 한국시리즈: 2002년
※16일 현재

LG는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국내 선발진을 보강하기 위해 최근 투수 최원태를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키움 히어로즈에 내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까지 내주면서 완벽한 ‘우승 전력’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정작 원투펀치의 한 축인 켈리가 예년만 못한 게 고민거리다. LG가 우승하려면 켈리가 가을 야구에서도 제 역할을 다해줘야 한다.

올 시즌 L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84만명의 홈 관중을 불러들였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SSG에 내준 최다 관중 1위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가장 먼저 100만 관중을 돌파할 가능성도 크다.

LG는 과연 정규시즌 우승으로 팬들의 염원에 보답할 수 있을까. 1994년 LG의 마지막 통합우승 멤버였던 이상훈 해설위원은 “올 시즌 LG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 과감한 투자와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해 팬들의 기대가 크다”며 “선수들이 부담감을 극복하고 어떻게 마무리를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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