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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홍보글에 "왕의 DNA 가졌나요?"…논란 되자 "풍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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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전라북도 페이스북 캡처

사진 전라북도 페이스북 캡처

최근 교육부 사무관이 초등학생 자녀의 담임 교사에게 보낸 '갑질 메일'에 포함된 '왕의 DNA'라는 표현이 전라북도 주최 행사의 홍보 게시물에 사용돼 논란이 일었다. 전북도는 문제가 제기되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전북도는 17일 오전 공식 페이스북에 '2023 온앤오프 백제 퀴즈왕 대회' 홍보 게시물을 올렸다. 이 대회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백제 관련 역사 지식에 대한 퀴즈를 내 서바이벌을 통해 승자를 가리는 행사로, 오는 9월부터 10월까지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익산 미륵사지, 부여 정림사지 등 백제역사유적지구에서 열린다. 결선은 10월 TJB 대전방송 공개홀에서 개최된다.

전북도는 이 대회 홍보 및 안내 게시물을 올리면서 '왕의 DNA' 문구를 최상단에 내걸었다. "우리 아이가 왕의 DNA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퀴즈왕은 어떠신가요?"라면서다. 이 게시물은 같은 날 오후 삭제됐다.

전북도 관계자는 게시물 삭제 이유에 대해 "한 분이 '최근 논란이 된 표현을 이렇게 쓰는 게 맞나. 불편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셨고, 내부 논의 후 오후에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왕의 DNA'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선 "풍자 식으로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항의가 빗발친 건 아니었다. '좋아요' 표시도 10개밖에 안 됐었다"며 "다만 교사가 명백히 피해자인 사건에 나오는 표현을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삭제했다"고 덧붙였다.

사진 전라북도 페이스북 캡처

사진 전라북도 페이스북 캡처

앞서 교육부 사무관 A씨는 지난해 10월 초등학생 자녀의 담임 교사 B씨를 경찰서, 지방자치단체 등에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국민신문고로 진상 조사와 엄중 처벌을 요구하기도 했다.

A씨는 교장을 면담하면서 담임 교사 교체도 요구했다. 결국 10월 19일 담임 교사가 C씨로 교체됐다. B씨는 경찰서의 수사 개시 통보 이후인 지난해 11월 9일 세종시교육청으로부터 직위 해제 처분을 받았다.

A씨는 또 후임으로 담임 교사가 된 C씨에게 "'하지 마, 안 돼' 등 제지하는 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왕의 DNA를 가진 아이이기 때문에 왕자에게 말하듯이 듣기 좋게 돌려서 말해도 다 알아듣는다" 등 9가지 '솔루션'이 담긴 편지를 공직자 통합 메일로 보내기도 했다. 메일에는 B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할 때 국민신문고에 제출한 문서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B씨는 지난 2월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이후 복직했다. 이후 5월 검찰에서도 아동학대와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학교는 6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고 A씨 행위를 명백한 교권 침해로 판단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최근 교육부의 요청을 받아 사무관 A씨에게 직위해제를 통보했다. 대전시교육청 측은 지난 11일 "해당 사무관은 지난 1월 1일 자로 인사 교류로 왔다"며 "교육부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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