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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은행원도 짐 싼다…역대급 이익에도 은행은 희망퇴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금융권이 최근 수년간 역대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가운데, 역설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가 30대 젊은 은행원들까지 확대되며 젊은 직원들이 은행을 떠나고 있다.

그 배경으로는 은행이 활황인 가운데 희망퇴직 조건이 좋아진 점과 ‘인생 2막’ 설계를 서두르는 경향, 파이어족(조기 은퇴 희망자) 증가 등이 지목됐다.

신한은행, 만 39세 직원도 희망퇴직 대상자 포함

지난 6일 오후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모습. 뉴스1

지난 6일 오후 서울시내에 설치된 주요 시중은행 현금인출기 모습. 뉴스1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 노사는 희망퇴직 조건 등에 합의하고 오는 주말부터 다음 주 초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대상은 부지점장 이하 모든 직급의 근속연수 15년 이상, 1983년 이전 출생 직원이다.

이 경우 1983년이면서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만 39세 직원도 대상이 된다. 만 39세는 역대 신한은행 희망퇴직 대상 연령 기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1월 연초 희망퇴직에서 신한은행 출생 최고 출생 연도 조건은 1978년생이었다.

최종적으로 희망퇴직 대상자로 선정되면 9~36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고 오는 31일 퇴직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말 이미 하반기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지난 6월 16일부터 만 15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일반 직원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60명이 지난달 31일 은행을 떠났다.

1968~1971년 출생자는 28개월치, 1972년 이후 출생자는 연령에 따라 최대 24개월치 월평균 급여를 특별퇴직금으로 받았다.

1968~1971년생은 자녀학자금, 의료비, 재취업·전직 지원금도 지급됐다.

좋은 퇴직 조건과 파이어족 시너지…상반기 2222명 짐 싸

지난 9일 서울 시내 은행 모습. 뉴스1

지난 9일 서울 시내 은행 모습. 뉴스1

시중 은행들이 젊은 직원들을 포함해 상·하반기 두 차례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의 기능들이 디지털 전환되며 오프라인 점포가 축소되는 추세도 이유 중 하나지만, 직원들의 자발적 퇴직 수요도 작용했다고 한다.

‘인생 제2막’을 빨리 준비하려는 젊은 직원들이 노조를 통해 지속해서 희망퇴직 대상 확대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현재 은행이 역대급 호황인 만큼, ‘퇴직 조건이 좋을 때 떠나자’는 인식이 있는 것도 주요 배경으로 거론된다.

실제로 금융위원회의 ‘5대 은행 성과급 등 보수체계 현황’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NH농협 등 5대 은행의 2022년 1인당 평균 총퇴직금은 5억 4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보다 3000만원 늘어난 액수다.

조기 퇴직 수요와 좋은 퇴직 조건이 맞물리며 지난해 말과 올해 초 2개월 동안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만 모두 2222명이 짐을 쌌다.

신한과 하나은행에서 시작된 하반기 희망퇴직도 내년 초까지 수천 명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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