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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표류하는 고준위 특별법에…지자체 "조속 통과" 촉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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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에서 진행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대국민 심층 토론회의 참석자들이 모인 모습. 사진 원자력환경공단

16일 서울에서 진행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대국민 심층 토론회의 참석자들이 모인 모습. 사진 원자력환경공단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안전하게 처리하기 위한 특별법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 하는 가운데, 원전 소재 지방자치단체와 원자력 학계가 조속한 법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원전 소재 5개 지자체(경북 경주·부산 기장·전남 영광·울산 울주·경북 울진) 행정협의회와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는 16일 서울 여의도에서 '고준위 방폐물 특별법' 관련 대국민 심층 토론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포화가 임박한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의 주민 수용성을 올리고, 고준위 방폐물을 영구 보관할 방폐장 부지 선정에 착수하려면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원전은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를 완전하게 처리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방폐장(방사능폐기물 처리장) 없는 원전이 ‘화장실 없는 아파트’라 불리는 까닭이다. 한국은 2030년 한빛원전부터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할 원전 내 저장시설이 부족해진다.

손병복 울진군수는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에너지원인 원자력 발전을 위해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 문제는 시급히 해결돼야 할 국가적 사안"이라고 밝혔다. 정재학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특별법 없이 기존 법률만 집행하면 효과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고 주민 의견수렴, 지역 지원체계 개선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지자체가 법 통과에 적극 뛰어든 건 지난해 11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 상정된 특별법안 3건이 장기간 표류하고 있어서다. 고준위 방폐물 영구 처분을 위한 부지 선정 절차·일정, 유치 지역 지원 등을 담은 특별법은 9차례 법안소위 심의를 거친 뒤에도 여야 간 이견을 크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21대 국회를 넘겨 법안이 폐기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법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 필요하다는 당부가 나왔다. 박종규 기장군 부군수는 "국회가 보다 큰 무게감과 사회적 책임감으로 연내 법 제정을 위해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정부도 빠른 특별법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우리 세대가 원자력 에너지를 통해 얻은 혜택의 부담을 미래 세대로 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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