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위, 잼버리 책임 놓고 파행…與 "전북지사 출석해야" 野 "책임전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회의에 국민의힘은 이만희 간사만 참석 후 의사진행 발언을 마치고 퇴장 했으며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정부 기관장들은 불참했다. 김현동 기자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사태 및 오송 수해 관련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가 16일 여야의 신경전 속에서 파행했다.

잼버리 파행 책임을 두고 대회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지사(더불어민주당 소속) 출석 문제에 대해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전체회의는 민주당 등 야당만 참석한 채 26분 만에 끝났다. 국민의힘은 잼버리 파행의 주된 책임이 김 지사에게 있다면서 최근 김 지사 출석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날 위원들이 집단으로 불참한 것이다. 출석 예정이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물론 김영환 충북지사도 출석하지 않았다.

이만희 행안위 여당 간사와 강병원 야당 간사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스1

홀로 회의장에 나온 국민의힘 간사 이만희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은 수해와 '묻지마 범죄', 잼버리 사태와 관련해 관계 부처 장관과 충북지사 출석에 동의했다"며 "그런데 전북지사의 출석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이냐. 오늘 이 자리에서 전북지사가 없는 상태에서 잼버리 문제를 논한다는 것은 결국은 윤석열 정부에게 잼버리의 모든 책임을 떠넘기겠다는 그런 의도 아니겠나"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 열악하기 그지없는 기반 시설 조성과 운영의 책임자가 누구냐. 대회 집행위원장이고 주관기관장인 전북도지사 아니냐"며 "행안부 장관에게 그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하는 말을 납득할 만한 국민이 얼마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7월에 하려 했던 현안질의를 국민의힘이 억지를 쓰며 충북지사 출석은 안 된다고 해서 오늘로 미뤄진 것이다. 합의된 일정"이라며 "여당이 갑자기 전북지사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잼버리 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상민 장관의 회의 참석 거부는 헌법과 국회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으로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라며 "이에 대해 국회는 응당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 등 야당의원들이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행안위 파행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현동 기자

행안위원장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도 정부 인사들의 불출석이 국회 무시이자 의회 민주주의의 파괴라며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비롯한 각 부처 기관장들은 불출석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오늘 전체회의 파행에 대한 책임이 여당과 정부에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더 이상 우는 아이 달래듯 여당을 대하지 않고 국회법에 따라 엄중하게 행안위를 이끌어 나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회의 후 가진 국회 기자회견에서도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김관영 지사 구하기'를 그만두어라"고 촉구했고,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상임위 파행'을 지적하며 "정부·여당은 책임 전가와 물타기에 혈안이 돼 국회 책무를 파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행안위 전체회의가 임시국회 첫날부터 파행하면서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들은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오는 17일과 18일로 예정된 법안소위도 파행할 것으로 보인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