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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위 걷고 있다" 하와이 주지사 경고…신원 확인 시신 3명 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하와이 마우이섬 산불 희생자가 14일 현재 99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시신은 3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로 인한 시신 훼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유독 강한 화염이 덮친 하와이의 라하이나의 처참한 산불 피해 모습. AFP=연합뉴스

유독 강한 화염이 덮친 하와이의 라하이나의 처참한 산불 피해 모습. AFP=연합뉴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며 가족에게 통보한 뒤 15일부터 사망자 이름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14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앞으로 10일에 걸쳐 사망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이번 산불 피해에 대해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라고 말했다.

펠레티에 서장은 사체 탐지 전문 경찰견 20마리를 동원해 전날까지 라하이나 화재 피해지역의 25%가량을 수색했으며, 이번 주말까지는 85∼90% 정도 수색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화재 당시 라하이나에 강한 화염이 덮치면서 시신들이 거의 불에 타 수색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종자를 찾는 가족이나 친척들은 당국이 운영하는 실종자 가족 지원센터에 방문해 DNA 샘플을 제공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잿더미로 변한 하와이주 라하이나 지역의 주택가. AFP=연합뉴스

잿더미로 변한 하와이주 라하이나 지역의 주택가. AFP=연합뉴스

그린 주지사는 "(상황이 어떤지) 현장을 보려고 라하이나에 걸어 들어온 사람들은 '이위'(원주민어로 '뼈'를 뜻하는 말) 위를 걷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아두라"고 경고했다.

지난 8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2곳의 산불은 이날까지 8일째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전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산불이 서부 해안인 라하이나 지역에서 85%, 중부 내륙 업컨트리·쿨라 지역에서 65% 진압됐다고 밝혔다.

업컨트리·쿨라 지역의 화재는 협곡과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이 있어 완전한 통제선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당국은 전했다.

그린 주지사는 집을 잃은 라하이나 이재민들 가운데 약 500명은 섬 내 비어있는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고 전했다. 숙박업계와 협력해 비어있는 집을 이재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 임시 대피소 5곳에 머무는 인원은 총 575명이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연방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이번 산불 피해자로 등록한 주민은 현재까지 3000여명에 달한다. FEMA는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식수, 의료용품 비용으로 쓸 수 있는 긴급 지원금 700달러(약 93만원)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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