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 대신 셀프…‘직원 창작 콘텐트’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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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샘은 임직원의 집을 소개하는 ‘홈투어’ 콘텐트를 자사 공식유튜브 채널에 게재하고 있다. 사진은 ‘34평 아파트랜선 집들이’ 영상.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한샘은 임직원의 집을 소개하는 ‘홈투어’ 콘텐트를 자사 공식유튜브 채널에 게재하고 있다. 사진은 ‘34평 아파트랜선 집들이’ 영상.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한샘 홈퍼니싱 사업본부의 김무현(44) 차장은 최근 유튜브에 ‘34평 아파트 랜선 집들이’ 영상을 올렸다. 옷을 좋아하는 가족의 취향을 고려해 가장 큰 방을 드레스룸으로 만들고, 작은 방은 온전한 숙면을 위한 침실 공간으로 꾸민 모습을 소개했다.  2분 50초짜리 이 영상은 김 차장의 개인 채널이 아닌 한샘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됐다. 직원의 집을 소개하는 ‘홈투어’ 콘텐트를 통해서다.

14일 유통·소비재 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기업의 유튜브 마케팅이 이처럼 ‘셀럽(유명인)’ 위주에서 ‘셀프’로 바뀌고 있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고 직원의 전문성도 활용할 수 있는 ‘직원 창작 콘텐트’가 뜨는 추세다.

유명인 연계 콘텐트는 단기적인 주목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비용이 높다는 게 단점이다. 또 유명인이 구설에 휘말릴 경우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위험성도 있다.

반면 직원 창작 콘텐트는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직원이 제작해 신뢰도가 높은 게 장점이다. ‘B급 감성’으로 마니아층을 공략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자 100만 명인 유명인 채널에 10분 정도의 광고성 콘텐트를 노출하는 비용은 대략 5000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직원 창작 콘텐트는 촬영과 편집을 합쳐 편당 200만원 수준으로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LF는 패션과 쇼핑, 라이프 스타일 정보는 물론 핫플레이스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LF는 패션과 쇼핑, 라이프 스타일 정보는 물론 핫플레이스 등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직원 창작 콘텐트를 시도했다가 매출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LF는 유튜브 채널 ‘LF랑 놀자’를 통해 홍보팀 막내 직원이 임직원의 패션 아이템을 소개하는 ‘어디거예요?’ 콘텐트를 제작하고 있다. 기획과 촬영, 편집 등 모든 과정은 20대 초·중반인 직원의 아이디어로만 운영한다. 올 2월 선보인 ‘패션회사 직원은 무슨 지갑 들고 다녀요?’ 콘텐트는 현재 239만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이 영상에서 소개한 ‘닥스 미니크로스백’은 열흘 만에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쿠캣은 직원이 직접 출연해 먹거리를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 ‘연동이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쿠캣은 직원이 직접 출연해 먹거리를 리뷰하는 유튜브 채널 ‘연동이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각 사 유튜브 캡처]

푸드테크 기업 ‘쿠캣’은 공식 유튜브 외에 보조 채널을 운영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쿠캣 직원이 출연해 각종 먹거리를 리뷰하는 ‘연동이네’ 채널은 구독자 13만여 명을 모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비결은 신속함과 솔직함이다. 이윤주 쿠캣 콘텐트본부장은 “맛집을 조사하는 콘텐트 기획자가 직접 제작해 남보다 빨리 신상 먹거리를 리뷰할 수 있고, 자사 상품도 솔직하게 평가한다”며 “100만 유튜버만큼 조회수가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구독자와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제품 판매로 이어지는 효과는 그만큼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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