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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한국, 올해 이어 내년도 1%대 저성장 전망"

중앙일보

입력

자난달 25일 오후 창문 밖으로 보이는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자난달 25일 오후 창문 밖으로 보이는 부산항 모습. 연합뉴스

한국 경제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투자은행(IB)발 전망이 나왔다.

한국 경제에서 1%대 저성장은 외환위기·금융위기 등 대내외 위기를 겪은 때를 제외하면 유례가 없다.

14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바클레이즈·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씨티·골드만삭스·JP모건·HSBC·노무라·UBS 등 8개 외국계 투자은행(IB)이 지난달 말 기준 보고서를 통해 밝힌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였다.

한 달 전 이들 8개 투자은행이 전망한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 평균(2%)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기관별로 들여다보면 골드만삭스(2.6%), 바클레이즈(2.3%), BoA-ML(2.2%)는 내년 우리 경제가 다시 2%대 성장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씨티·JP모건(1.8%), UBS(1.7%), HSBC(1.6%), 노무라(1.5%) 등 5개 기관은 한국 성장률이 지난해에 이어 내년에도 1%대에 그칠 것이라고 봤다.

투자은행들이 전망한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 평균은 1.1%였다.

만일 우리 경제가 2년 연속 1%대 성장을 기록하면 성장률 관련 통계가 집계돼 온 1954년 이후 최초가 된다.

한국 경제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나 국제금융위기 등 대내외에서 대규모 위기를 마주했던 때를 제외하면 약 70년 동안 2% 밑으로 하락한 적이 없었다.

경제 성장률은 지난 1956년(0.6%) 0%대를 기록한 후 제2차 석유 파동의 영향권에 들었던 1980년(-1.6%),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국제금융위기 여파가 지속된 2009년(0.8%), 코로나19가 창궐한 2020년(-0.7%)을 제외하면 2%대 이상을 유지해 왔다.

투자은행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평균이 2% 아래로 떨어진 데는 최근 우리 경제의 하반기 반등 여부가 불투명해진 영향이 작용한 걸로 보인다.

당초 국내외에서는 한국 경제가 하반기에 살아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경기 회복에 따른 수출 증대 효과가 하반기에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었으나, 리오프닝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데다 주요국 경기 회복 속도도 떨어지며 기대가 약화됐다.

다만 투자은행의 전망치는 우리 정부나 한국은행의 전망과는 시각차가 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내년 성장률을 2.4%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내년 우리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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