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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김택연 105구 투혼…인천고, 19년 만에 대통령배 결승행

중앙일보

입력

에이스 김택연을 앞세운 인천고가 전통의 강호 경북고를 꺾고 19년 만에 대통령배 결승에 올랐다.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인천고 김택연. 우상조 기자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인천고 김택연. 우상조 기자

인천고는 12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경북고와의 4강전에서 김택연의 7과 3분의 1이닝 1실점 역투에 힘입어 3-2로 이겼다. 이로써 인천고는 14일 오후 1시 열리는 결승전에서 군산상일고와 대통령배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투게 됐다. 1905년 창단한 인천고가 대통령배에서 우승한 건 2004년 단 한 차례뿐이다.

반면 대통령배에서 역대 가장 많은 6회(1967~1968년, 1970~1972년, 1974년) 우승을 차지했던 경북고는 41년 만의 결승 문턱에서 1점 차로 석패해 4강에 만족해야 했다.

호적수의 대결답게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했다. 인천고는 2회 초 선제점을 빼앗기자 곧바로 김택연을 마운드에 올려 경북고의 공세를 조기 차단했다. 2회 말엔 동점을 만드는 점수를 뽑은 뒤 3회 말 박재현이 좌월 솔로홈런을 쳐 2-1 리드를 잡았다.

경북고도 그대로 물러서진 않았다. 5회 초 박건우가 김택연을 상대로 우중간 3루타를 때려내 다시 2-2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인천고도 5회 말 곧바로 이우준의 2루타와 박재현의 좌전 적시타로 다시 3-2 리드를 되찾아왔다.

김택연은 이후 9회 초 투아웃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지난 9일 유신고와의 8강전에서 75개를 던진 뒤 이틀만 쉬고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한 경기 제한 투구 수인 105개를 꽉 채워가며 마운드에서 무사히 버텨냈다. 임무를 마친 그가 더그아웃으로 달려 들어가자 엄청난 박수가 쏟아졌다.

김택연은 경기 후 "피로가 남아 있긴 했지만,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고 팀원들을 보니 힘이 나서 잘 던질 수 있었다"며 "(9회 올라갈 때 투구 수가 9개 밖에 남지 않아서) 모든 공을 세게 던져서 타자를 상대하려 했다. 운 좋게 딱 105개 때 투아웃을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인천고 김택연. 우상조 기자

대통령배 준결승에서 7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역투한 인천고 김택연. 우상조 기자

청소년 국가대표인 김택연은 황준서, 육선엽(이상 장충고) 조대현(강릉고) 전미르(경북고) 등과 함께 내년 시즌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특급 유망주로 꼽힌다. 그 중 준결승 상대였던 전미르와는 경기 전날 "멋있는 게임을 해보자"며 연락도 주고 받았다.

이날 역시 KBO리그 여러 팀 스카우트가 목동구장을 찾아 김택연의 투구를 관심 있게 지켜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김택연은 "(스카우트들의 평가에) 신경 쓰기보다는 마운드에서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려고 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이제 인천고는 19년 만의 대통령배 우승까지 단 한 경기만 남겨뒀다. 김택연은 결승에 나설 수 없지만, 벤치에서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응원할 생각이다. 그는 "준결승에서 내 몫을 할 수 있어 뿌듯했다. 팀원들이 있었기에 잘 던질 수 있었고, 호수비로 도와준 동료들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결승에서도 우리 팀이 잘 할 거라고 굳게 믿는다"고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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