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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안 갈등 고조...김용민 ‘개딸' 기자회견에 친문 더좋은미래 ‘집단 성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혁신안에 당원이 답한다 기자회견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혁신안에 당원이 답한다 기자회견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혁신안을 두고 하루 만에 친명계와 비명계가 강하게 충돌했다.

친명계 김용민·양이원영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혁신위원장 혁신안에 당원이 답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성 지지층으로 구성된 외부 단체 관계자도 함께했다. 이들은 전날 혁신위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제를 실상 폐지하는 혁신안에 찬성했다. 참석자들은 “대표적 부조리로 지목된 대의원제 개정을 담은 혁신안을 당 지도부는 즉시 수용해야 한다”며 “혁신안 찬반을 의원총회가 아니라 전당원투표에 회부해서 당원이 직접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민주당 청원시스템인 국민응답센터에 ‘민주당 김은경 혁신위 혁신안을 이행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은 하루 만에 7000명의 동의를 받았다. 당 지도부 소속 친명계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을 거부하는 건 자기 스스로 낡은 존재로 만드는 길”(서은숙 최고위원) “수많은 권리당원이 지속해서 요구한 내용”(서영교 최고위원)이라며 혁신안에 힘을 실었다.

반면 비명계는 거세게 반발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하지 않는 한 내년 총선 이후에나 전당대회가 치러지는데, 내년 총선이 끝나고 할 일을 지금 당길 시급성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한 비명계 의원은 “사법리스크에 둘러싸인 이재명 대표의 조기 궐위를 염두에 두고 개딸(개혁의 딸)을 등에 업은 이들이 당권을 장악하려는 속셈”이라고 주장했다.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CBS라디오에서 “정청래용 혁신안”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권리당원의 투표권 신장 여론에 불을 지펴 총선 경선에서 당원 반영 비율을 높이려는 의심도 든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친문(親文)계가 주축인 ‘민주주의 4.0’은 “대의원제는 직접민주주의 한계를 보완하고 당이 어려운 지역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운영해왔는데, 혁신안은 당 조직체계나 대의기관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당내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대의원제는) 일 년 뒤 전당대회 문제로 국민 관심 사안도, 국민이 바라는 민주당 혁신의 핵심도 아니다”라면서 “총선 전 더는 논의를 진행하지 말 것을 지도부와 의원총회에 제안한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향후 계파 갈등은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흩어졌던 비명계가 대의원제 폐지를 고리로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서다. 특히 이재명 대표의 17일 검찰 소환 조사에 이어 대북송금과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경우,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비명계가 과거와 다른 선택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은 오는 28~29일 치러지는 전체 의원 워크숍에서 혁신안 관련 토론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 직후 브리핑에서 “민주 정당이라 (당내)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지도부가) 시간을 갖고 토론해보자는 이야기가 (비공개회의에서) 있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안은 혁신위의 제안이기 때문에 당내 논의를 거쳐 합당한 결과를 만들어내도록 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내 반발이 크다’는 질문에는 묵묵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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