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에 1만여명 대피…철길‧하늘길‧뱃길도 끊겼다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한 10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수변공원 일대 방파제에 거센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뉴스1

제6호 태풍 ‘카눈’으로 전국 곳곳에서 1만여명이 대피했다. 도로와 항공, 선박도 발이 묶였다. 카눈은 종일 전국 곳곳을 훑으며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위기 경보 ‘심각’ 단계를 내린 정부는 초비상 상황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0일 오전 9시 20분 경남 거제 부근에 상륙한 카눈은 시속 30㎞ 속도로 서울 등 수도권을 향해 올라오고 있다. 오전 10시 기준 집계된 인명‧재산피해는 없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확 늘어날 수 있다.

10일 태풍 카눈의 상륙으로 강원 영동지역에 폭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강릉시 노암동~월호평동으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가 물에 잠겨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1만여명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

카눈을 피하기 위해서 이미 1만641명이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했다. 구체적으로 경북 6569명‧경남 2695명‧전남 948명‧부산 331명 등이다.

카눈으로 인해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둔치 주차장 255곳, 강가 525곳을 사전에 막았다. 제주와 부산, 울산 등에 있는 해안가 166곳도 진입할 수 없다. 지리산‧설악산 등 국립공원 21곳도 통제 중이다.

경기 연천군 임진강 최북단 필승교의 경우 수위가 급격히 불어났다. ‘하천 행락객 대피 수위’ 기준선에서 1m를 더 넘겼고, 10일 오전 10시 30분 기준 1.51m를 기록했다. 군남댐 관계자는 “북한이 카눈 북상에 대비해 황강댐을 방류해서 필승교 수위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 영향으로 10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대합실에 있는 출도착 현황판에 '결항' 문구가 떠 있다. 뉴스1

도로 490곳‧항공기 355편 등 통제

전국적으로 도로가 통제된 곳은 490곳에 달한다. 인천‧제주 등 항공기 355편도 결항한다. 카눈으로 인해 파도가 거세지고, 바람이 세지면서 여객선 102개 항로 154척과 도선 76개 항로 92척의 운항도 중단됐다. 철도는 이날 첫차부터 고속열차(KTX‧SRT) 161회, 일반열차 251회, 전동열차 44회 운행이 각각 중지됐다.

카눈은 이날 낮 12시쯤 대구 서남서쪽에서 올라와 오후 3시 청주 남동쪽 인근을 거칠 것으로 관측된다. 오후 6시쯤 청주 북북동쪽을 지나 9시쯤엔 서울 동남동쪽에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 퇴근길 혼잡 상황이 빚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날 정부는 야외 이동 인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날 출·퇴근 시간을 조정해줄 것을 각 행정기관에 요청했다.

10일 오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재난 대비 철저를 강조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 지나갈 때까지 외출 자제”

지난 8일 오후 5시부로 중대본 3단계를 가동 중인 정부는 이날 해수부 등 관계부처와 17개 시‧도와 함께 긴급 점검을 진행했다. 모든 정부기관은 비상근무 태세에 들어섰다. 이상민(행안부 장관) 중대본부장은 “태풍이 지나갈 때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안전한 실내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나운채‧전익진 기자 na.un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