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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서로 낮아졌다"…킥보드 업체 '타다 인수' 무산된 사연 [팩플]

중앙일보

입력

타다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넥스트. 연합뉴스

타다의 대표적인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넥스트. 연합뉴스

떠들썩하던, 공유 킥보드 업체 더스윙의 ‘타다’(운영사 VCNC) 인수가 무산됐다. 협상 과정에서 여러 당사자들 간 신뢰가 떨어졌고, 그사이 타다의 수익성은 좋아져 ‘새출발’을 서두를 필요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이야

타다의 지분 60%를 보유한 대주주 토스(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7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한 결과 더스윙이 (타다의) 최적 인수처라는 결론에는 다다르지 못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경영난에 빠진 타다를 살리기 위해 더스윙에 매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아니다”라 결론 내렸다는 것.

토스의 속내는

취재를 종합하면 토스가 타다 매각 의사를 철회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이번 협상 과정에 정통한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협상 내용이 외부에 자주 노출됐고 그중엔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아 대주주 측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저하된 점, 타다의 수익성이 최근 반등하고 있다는 점 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① 지분 60%만 인수?=타다 매각은 주식 교환(스와프) 형태로 추진됐다고 한다. 더스윙과 타다의 기업가치 평가액에 따라 합병 비율을 정하고, 이후 법인을 신설해 대주주 토스와 지분 40%를 보유한 쏘카, 더스윙이 지분을 나눠 갖는 모양새를 그렸다는 것. 더스윙의 가치는 타다보다 더 높게 평가됐다. 하지만 협상 진행 과정에서 더스윙 측이 쏘카 지분 40%를 제외하고 토스 지분 60%만 인수하겠다는 내용이 계속 보도됐다. 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백억 원 규모 인수합병(M&A) 과정에 협상 상대방 제안들이 수시로 공개된 과정이 매우 이례적이었다”며 “서로 신뢰가 저하된 상황에선 향후 주주로 함께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② 수익성 개선 중인 타다=2020년 ‘타다금지법’(개정 여객운수사업법)이 시행된 이후 주력 서비스를 대형 택시(타다 넥스트)로 전환한 뒤 타다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어왔다. 지난해 적자 규모만 262억원. 올 들어 구조조정도 진행했다. 하지만 최근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택시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을 조정하는 탄력요금제 알고리즘을 보다 시장 친화적으로 개선하자 이용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 또 금융 플랫폼인 토스 앱과 모빌리티 서비스와 연계를 보다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토스 측 관계자는 “구조조정으로 비용 절감한 것 외에도 최근 타다 실적이 반등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 타다를 운영할 수 있는 체력과 시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다만 “좋은 파트너가 나타난다면 언제든 손 잡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타다는 최근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 타다]

타다는 최근 고급택시 서비스 타다 넥스트를 정식 출시했다. [사진 타다]

‘타다의 아버지’ 쏘카는?

1년 전 상장한 쏘카는 8일 2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2분기 매출은 1039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1%, 14.6% 늘어난 수치다. 영업이익은 지난 1분기 49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쏘카 측은 타다 매각 협상 결렬과 관련해 “타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최선의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아쉽게 됐다”며 “앞으로 타다와 적극 협력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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