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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주택 21곳 침입해 냉장고 털어간 흑곰 '행크'...18개월 만 포획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이크 타호 남부의 고급 주택가를 돌며 최소 21채에 무단침입해 소란을 일으킨 흑곰이 1년 6개월 만에 붙잡혔다. 이 곰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아 당국이 애초 안락사할 계획이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보내졌다.

캘리포니아주에서 주택 21곳에 무단침입하며 사고를 치고 다닌 흑곰 행크가 지난 4일(현지시간) 포획됐다. 사진 CDFW 캡처

캘리포니아주에서 주택 21곳에 무단침입하며 사고를 치고 다닌 흑곰 행크가 지난 4일(현지시간) 포획됐다. 사진 CDFW 캡처

8일(현지시간) AP 통신 등은 미국 캘리포니아 어류야생동물보호국(CDFW)을 인용해 캘리포니아주 사우스레이크 타호에 있는 주택에 잇따라 침입해온 흑곰이 지난 4일 포획됐다고 전했다.

해당 곰은 덩치가 워낙 커 돌아다니는 모습이 탱크 같다고 해서 ‘행크 더 탱크’(행크)라는 별명이 붙은 암컷 곰이다. 주 정부의 관리 번호는 ‘64F’였다.

CDFW는 2021년 7월부터 행크가 일대를 어슬렁거리며 주택 21곳에 무단 침입해 152차례의 크고 작은 사고를 쳤다며 지난해 2월 수색에 나섰다. 행크는 집안에서 음식 냄새가 나면 닥치는 대로 현관문이나 창문, 차고 문 등을 뚫고 들어가 주방과 냉장고를 헤집어놨던 것으로 전해졌다.

1년 6개월간 수색에 나섰던 당국은 최근 행크와 행크의 3마리 새끼 곰에게 마취제를 쏴 제압했다. 행크의 몸무게는 225㎏을 넘어 일반 암컷 곰(125㎏)보다 덩치가 두 배 가까이 컸다고 한다.

당국은 행크가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아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안락사를 고려했다. 그러나 오히려 주민들이 나서 안락사를 반대했고 결국 행크는 콜로라도주 스프링필드 근처 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몇 가지 검사를 받고 여생을 보낼 예정이다.

새끼 곰들은 어미와 떨어져 캘리포니아주 페탈루마에 있는 보호구역으로 옮겨진다. 당국은 “행크에 대한 큰 관심과 이와 관련한 심각한 사고의 위험을 고려할 때 지역 주민뿐 아니라 곰의 가족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새끼 곰들이 어미로부터 배운 못된 짓을 멈추고 야생으로 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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