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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방망이, 철벽 블로킹…고교야구 ‘포수 최대어’ 맞네

중앙일보

입력

경기고 이상준(왼쪽)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을 승리로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망이와 포수 마스크를 꼭 쥐었다. 장진영 기자

경기고 이상준(왼쪽)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을 승리로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망이와 포수 마스크를 꼭 쥐었다. 장진영 기자

경기고 3학년 이상준(18)은 올해 고교야구 졸업반 포수 가운데 최대어로 꼽힌다. 힘 하나는 타고났고, 투수 리드와 블로킹, 도루 저지 능력 모두 좋아 일찌감치 유망주로 불렸다. 또, 신체조건(신장 1m81㎝·체중 105㎏)도 뛰어나 많은 KBO리그 스카우트들이 눈여겨보고 있다.

이상준의 존재감은 전국대회에서도 빛나고 있다. 이상준은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에서 안방마님으로서 자기 몫을 다하며 7-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이상준은 타석에선 4타수 동안 1안타만 기록했다. 그러나 시속 150㎞대의 빠른 타구를 연달아 날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안방에선 착실한 블로킹과 깔끔한 도루 저지로 선발투수 윤현의 호투를 도왔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떨어지는 공은 어떻게든 몸으로 막아냈고, 추격의 빌미가 될 뻔했던 상대의 도루 시도는 강한 어깨로 저지했다. 든든한 포수의 도움을 받은 2학년 오른손 투수 윤현은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하고 이상준과 승리를 합작했다.

반면 마산용마고는 선발투수로 나온 3학년 오른손 조재훈이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3피안타 1볼넷 4실점으로 부진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줬다. 1회초 구원등판한 2학년 사이드암 최연수와 3회 올라온 3학년 오른손 강채운이 남은 이닝을 맡았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택한 3학년 오른손 에이스 장현석은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경기는 초반부터 경기고의 흐름이었다. 중심에는 이상준이 있었다. 마산용마고의 1회 공격. 2사 후 차승준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상황. 윤현이 폭투를 범할 때 차승준이 2루를 노렸는데 이상준이 공을 몸으로 막아낸 뒤 곧장 2루로 뿌려 차승준을 아웃시켰다. 마산용마고의 흐름을 끊는 도루 저지였다.

실점 위기를 넘긴 경기고는 1회 선두타자 이여준이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어준서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가져갔다. 이어 이상준의 우전안타와 이선민의 볼넷으로 계속된 2사 만루 찬스에서 박수환의 밀어내기 볼넷과 이여준의 박서호의 좌전 적시타 등이 연달아 나와 6-0으로 달아났다.

경기고 이상준(왼쪽)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에서 2루로 공을 던지고 있다. 장진영 기자

경기고 이상준(왼쪽)이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7회 대통령배 마산용마고와의 8강전에서 2루로 공을 던지고 있다. 장진영 기자

기선을 제압한 경기고는 3회 2사 2루에서 터진 이여준의 1타점 좌전 2루타로 1점을 추가한 뒤 7회까지 마산용마고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 콜드게임 승리를 확정했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의 계약이 임박했다고 알려진 마산용마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장현석은 이날 등판하지 않았다.

이상준은 “어릴 적부터 형과 동네야구를 즐겼다. 그러다가 형이 먼저 야구를 시작했고, 나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야구부로 들어가게 됐다. 포수는 내가 덩치가 커서 초등학교 감독님께서 권유하셨다”고 웃었다. 이어 “투수에게 늘 ‘나를 믿고 던져라’고 이야기한다. 어떤 공을 던지든 다 막아낼 자신이 있다”면서 “아직 경기고가 대통령배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준결승까지 올라온 만큼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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