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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가속 노화’ 심상찮아, 척추 휘게 하는 뱃살 빼세요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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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1호 28면

생활 속 한방

늙지 않고 오래 사는 ‘불로장생’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꿈꾸어 온 바람이다. 최근에는 기대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젊은 신체적 나이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노화의 비밀을 풀어내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최근 미국 듀크대와 하버드대의 연구진은 젊은 쥐의 피를 늙은 쥐에게 수혈해 수명을 10%까지 연장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사람으로 생각했을 때 50세에게 18세의 혈액을 8년 동안 수혈해 수명을 8년 늘린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부모보다 더 빨리 늙는 첫 세대

동물실험을 넘어 사람에게도 수혈이 실제 노화를 막는 효과가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려는 시도도 있었다. 미국의 백만장자 브라이언 존슨(Bryan Johnson)은 회춘을 위해 매년 200만 달러(약 25억원) 이상을 투자해 이목을 끌었다. 그는 17세 아들의 ‘젊은 피’를 월 1회, 1리터(L) 수혈받는 시술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지난달 실제 회춘에 효과가 없었다며 수혈을 중단했다. 사실 브라이언과 같은 시도는 이전에도 진행된 바 있다. 하지만 대다수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고, 위험성 등을 사유로 중단됐다.

이렇듯 각지에서 노화를 막기 위한 연구가 활발한 한편, 현재 우리나라 국민의 노화 속도가 심상치 않다는 경고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3040세대의 노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인데 이 상황이 지속하면 현 3040세대가 그들의 부모 세대보다 더 빠르게 늙는 첫 세대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등장했다. 이를 단순 노화가 아닌 ‘가속 노화’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가속 노화는 본래 자신의 나이보다 생물학적 나이가 유의미하게 많아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생물학적 나이를 키우는 주요 질환으로는 비만·고혈압 등이 있다. 질병관리청이 밝힌 ‘2020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다른 연령대보다 3040세대에서 고혈압·당뇨·비만과 같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높았다. 특히 30대 남성의 비만율은 58.2%에 달했다. 40대 남성의 고혈압 유병률은 31.5%로 199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았다. 더 큰 문제는 3040세대의 고혈압·당뇨병 등의 인지율이나 치료율은 50% 미만이라는 점이다. 질환이 있음에도 이를 제때 관리하지 못하면 노화를 재촉할 수 있다.

‘30대 남성 중 약 60%’라는 남다른 수치를 기록한 비만은 만병의 근원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는 근골격계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척추 질환을 꼽을 수 있다. 고혈압일수록 허리 통증에 둔감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비만에 고혈압까지 가지고 있다면 척추 질환의 발견과 치료를 늦추는 요인이 될 수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젊은 척추 질환 환자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 이용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척추 질환 신규 환자 중 20~30대의 비중이 약 40%에 달했다.

우리 몸의 기둥과 같은 척추는 몸통을 지지하고 움직임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체중이 늘어나면 평상시 척추에 더 큰 부담이 가해진다. 특히 복부비만은 몸의 무게 중심을 앞으로 쏠리게 한다. 이에 척추는 몸통을 지지하기 위해 활처럼 휘게 되고 균형도 깨진다. 신체의 중심을 잡고 하중을 고르게 분배하는 역할을 하는 척추 균형이 깨지는 순간 노화는 가속화된다.

30대 남성 비만율 58.2% 달해

깨진 균형으로 인해 하중이 특정 척추뼈에 집중되면 그 사이에 방석과 같은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제자리를 벗어나 극심한 통증을 초래하는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가 발생할 수 있다. 심할 경우 허리뿐 아니라 엉덩이·다리로 이어지는 방사통과 더불어 보행 장애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걷지 못할 정도가 되면 운동 등 일상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여타 신체 부위의 노화 또한 빨라진다. 따라서 체중 증가에 따라 허리 통증까지 찾아왔다면 방치하기보다는 전문의와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한방통합치료로 척추의 노화를 초래하는 요인들을 제거한다. 먼저 신체 불균형은 추나요법으로 치료한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틀어진 뼈와 근육을 밀고 당기는 수기요법이다. 여기에 협척혈·위중혈 등 혈자리에 침을 놓으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척추를 대신하느라 과도하게 긴장한 근육을 빠르게 이완시킬 수 있다. 이에 혈액 순환이 촉진되고 근육에 영양이 원활히 전달된다. 또한 천수근 등 천연 한약재 성분을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디스크 탈출로 인해 발생한 염증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개인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회복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한방통합치료의 허리디스크 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통합의학연구(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의 효과가 10년 후에도 비슷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치료 전 환자의 요통 시각통증척도(VAS)가 중등도(4.39)에서 치료 후 통증이 거의 없는 수준(1.07)으로 개선된 것을 확인했다. 치료 10년 뒤(1.15)에도 비슷한 수치를 보여 한방통합치료의 장기적인 효과 또한 밝혀졌다.

또한 한의학은 전인적 관점에서 환자의 증상을 해결하는 의학인 만큼 척추 질환뿐만 아니라 비만과 고혈압에 대한 관리·치료 병행도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침 치료는 혈액순환을 개선해 혈압을 강하시킨다. 미국 UC 어바인대 통합의학센터도 침 치료가 뇌졸중과 심장병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한약은 대사작용을 촉진하고 체지방 및 체내 불순물 축적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얼마나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진 지금이다. 한 가지 질환이라도 증상이 심해지면 도미노처럼 연속적으로 다른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한순간에 회춘할 수 있는 불로불사의 선약은 없다.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신체의 노화 시계를 늦추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창연 대전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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