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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흉기테러의 싹, 사전 차단" 정신질환자 강제입원도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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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4일 경기도 분당 서현역 인근에서 전날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과 관련해 “서현역 ‘묻지마 흉기 난동’ 사건은 무고한 시민에 대한 테러”라며 “SNS상으로도 협박 문자가 올라온 만큼 정부는 사전 예방을 위한 경비 인력 투입과 실효적이고 강력한 진압장비 휴대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경남 저도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윤 대통령이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같이 지시했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 브리핑에서 전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이 불안하지 않도록 정부는 경찰력을 총동원해 초강경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서 이유도 없이 무방비로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은 국민 입장에선 보통 불안한 일이 아니다”며 “범죄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질병 치료를 비롯해 치안·처벌 강화 방안 등을 관련 부처에서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 이어 불특정 시민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이 발생하고 있는데 대해 정부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초계함 천안함을 상징하는 'PCC-722' 문구가 새겨진 모자와 천안함 티셔츠를 착용하고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름휴가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에서 초계함 천안함을 상징하는 'PCC-722' 문구가 새겨진 모자와 천안함 티셔츠를 착용하고 근무자를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조현병 등 정신질환자 관리 강화 방안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범죄의 싹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선 고위험군에 대한 치료 및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엄격한 요건 아래 치료를 위한 격리 강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정신질환자의 강제입원 제도를 보다 현실화하는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고 전했다. 자·타해 위험이 있는 경우 보호 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고려하되, 특히 시급한 격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응급입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경찰력도 치안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민생 치안과 당장 연결되지 않는 경찰 인력은 그 수요를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이날 대책회의 후 흉악범죄 대응을 위한 특별경찰활동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한은 정하지 않았으며, 유동 인구가 많은 백화점, 지하철역 등 250여곳을 거점으로 두고 순찰을 집중할 예정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당정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온라인에 게시된 20여건의 살인 예고글에 대해 “지방청 단위에 설치된 사이버수사과에서 일괄해 IP 추적 등 범인 특정을 위한 작업을 실시하고, 검거에는 지방청 강력범죄수사대를 적극 동원해 국민 불안감을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처벌에 있어선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을 추진한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최근 회의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을 논의했다.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국민 여론을 수렴할 필요가 있다고 당정이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일 오후 전북 부안 새만금 부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대통령은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현장에서 폭염에 따른 온열 환자가 발생한다는 보고를 받고 “스카우트 학생들이 잠시라도 시원하게 쉴 수 있는 냉방 대형버스와 찬 생수를 공급할 수 있는 냉장·냉동 탑차를 무제한 공급하라”고 지시했다. 또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식사의 질과 양을 즉시 개선하고 현장의 문제점들을 정부 모든 부처가 총력을 다해 즉각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전국적인 폭염과 관련해서도 한덕수 국무총리 등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모든 부처가 총동원돼 폭염 대책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어르신들과 야외근로자, 취약계층에 대한 대책을 꼼꼼하고 신속하게 강구해달라”고 했다. 휴가 첫날인 지난 2일 진해 해군기지에서 1박을 한 윤 대통령은 전날 대통령 휴양지인 경남 거제 저도로 이동해 이날까지 머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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