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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한 달걀""천으로 가린 화장실"…'혐한 제조' 오명 쓴 잼버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첫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400여명 발생하는 등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기웅 기자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에서 첫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400여명 발생하는 등 스카우트 대원들이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최기웅 기자

한낮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폭염 속에 진행 중인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를 둘러싸고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잼버리 대회에 참가 중인 학생의 학부모 A씨는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요즘 애들이 얼마나 귀하게 자랐는데 아무리 잼버리 정신이라지만 최소한 위생적이고 깨끗하게 해주는 등 기본은 갖추고 야영을 시켜야 하지 않나”라고 분노했다.

중학생인 아들을 잼버리에 보냈다는 A씨는 “아이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더위고, 두 번째는 행사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전에 정보들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화장실이나 샤워시설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잠을 자는 텐트는 너무 비좁다고 A씨는 주장했다. 더운 날씨에 음료나 먹거리도 부족하다고 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전북 부안군 세계잼버리 대회 야영지에서 참가자들이 텐트 설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31일 전북 부안군 세계잼버리 대회 야영지에서 참가자들이 텐트 설치를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A씨는 텐트에 대해 “요즘 애들 덩치 크지 않나. 두 명 들어가서 자지도 못한다”며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그러면 어제 온열 환자들이 왜 나왔겠나”라고 지적했다. 잡초가 무성하고, 전날 폭우가 내려 물이 고인 바닥에 플라스틱으로 된 팔레트를 깔고 텐트를 설치한 점 역시 안전 등을 고려했을 때 부적절했다는 게 A씨 주장이다.

그는 화장실과 세면장 등에 대해선 “샤워시설이 부족하고 천막으로 돼 있다. 천으로 가렸기 때문에 옆에서 다 보인다고 하더라”라며 “화장실도 어떤 곳은 남녀 분리돼 있지만 어떤 곳은 공통으로 돼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청소를 안 해서 더럽다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성인 지도자 자격으로 잼버리에 참석했다는 한 네티즌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번 잼버리 대회에 대해 “혐한 제조 축제”라고 비판했다.

그는 “절대적인 화장실 수는 적고 사람 수는 많아서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며 “막히거나 물이 안 나오기도 한다. 샤워실도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또 “에어컨은커녕 선풍기조차 없다. 어떻게 버티란 건지 모르겠다”면서 더위로 인한 문제도 크다고 전했다.

잼버리 참가자가 조직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달걀. 뉴스1

잼버리 참가자가 조직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달걀. 뉴스1

주최 측에서 제공한 음식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다. 뉴스1에 따르면 잼버리 참가자들은 조직위원회로부터 식자재를 전달받아 끼니를 스스로 해결하는데, 40여명의 대원이 받은 구운 달걀 80개 중 6개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 제보자는 “달걀을 까보니 검정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며 “심지어 제시간에 음식 재료가 지급되지 않아 오전 일정도 늦어지고 차질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바가지’ 주장도 나온다. 생필품이나 먹을 거리를 사기 위해선 긴 줄을 서 대회장 내 편의점을 이용해야 한다. 이 편의점에선 두루마리 휴지가 1롤에 2000원이고, 밖에서 2300원인 콜라는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이마저도 물건이 부족해 구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새만금 잼버리대회엔 1인당 900달러(약 117만원)에 이르는 참가비를 낸 159개국 4만3225명이 참가 중이다. 참가자들(청소년 스카우트 대원은 한국 기준 중1년~고3년생)은 대부분 각자 학교에서 리더로 활동 중인 학생들이다.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개영식이 열린 지난 2일 잼버리 현장에서 어지러움 등 온열 질환을 호소한 참가자는 83명이었다. 개막 첫날인 1일에도 400여명의 온열 질환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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