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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도 발목잡는 폭염...낮보다 뜨거운 '야간 선로정비' [사진]

중앙일보

입력

유지보수장비인 멀티플 타이템퍼로 선로의 자갈을 다시 다지고 있다. 사진 코레일

유지보수장비인 멀티플 타이템퍼로 선로의 자갈을 다시 다지고 있다. 사진 코레일

 요즘 주변에서 KTX를 탔는데 생각보다 늦게 도착했다는 불만을 종종 듣곤 합니다. 폭염 때문에 서행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오긴 하지만 육중한 기차가 왜 더위 탓에 느리게 달리는지 선뜩 납득이 안가는 승객들도 있을 텐데요.

 사실 철도 운행은 더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선로 온도가 매우 중요한데요. 폭염에 선로 온도가 올라가면 레일이 휘거나 솟아오르는 장출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모르고 열차가 빨리 달리다간 탈선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폭염 속에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코레일 관계자들이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폭염 속에 레일 온도를 낮추기 위해 코레일 관계자들이 물을 뿌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 때문에 코레일은 폭염경보가 발령되거나 레일온도가 섭씨 50~55도 이상이 되면 고속열차는 시속 230㎞, 일반열차는 시속 60㎞ 이하로 서행토록 하고 있습니다. 레일온도가 더 높으면 속도를 이보다 낮추고, 구간별로 섭씨 64~75도가 되면 아예 열차운행을 중단합니다.

 이러다 보니 당초 예정보다 도착시각이 늦어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코레일은 낮 시간대 실시간 온도 측정을 강화하고, 전국 133곳에서 자동살수 장치로 레일에 물을 뿌리는 등 안전운행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야간 선로정비 작업에 앞서 선로 신호와 진행 조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야간 선로정비 작업에 앞서 선로 신호와 진행 조건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낮 시간대 불볕더위에 레일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코레일은 8월 한 달 동안 야간에 폭염 대비 특별관리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앞서 내린 집중 호우로 약해진 궤도의 자갈을 다시 점검하고, 폭염에 대비한 선로 유지보수 상태를 꼼꼼히 살피는 건데요. 야간에 열차 진입을 통제한 뒤에 현장에 선로를 다지는 유지보수장비인 '멀티플 타이템퍼' 등을 투입해서 하루 평균 30여곳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선로를 다진 뒤 브러쉬 작업으로 자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선로를 다진 뒤 브러쉬 작업으로 자갈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 코레일

 궤도의 높낮이를 조정하고, 자갈 저항력을 강화하는 등 고온에도 선로 변형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겁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속에 열차 안전 운행을 위한 노력은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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