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영화 '바비' 이번엔 일본서 보이콧 움직임…"핵전쟁 우습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에서 할리우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다. 두 영화의 공동 마케팅 전략이 원폭 피해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1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영화 ‘바비’의 일본 배급사인 워너브라더스제팬은 바비 일본 공식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합성 포스터. 사진 트위터 캡처

일본에서 원폭 피해를 희화화했다는 지적이 제기된 영화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합성 포스터. 사진 트위터 캡처

이런 입장은 일본에서 바비 공식 마케팅 계정이 공유한 두 영화의 합성 포스터 등이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나왔다. 일본에서는 미국이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최초의 원자폭탄을 투하해 14만명이 사망했고, 이후 나가사키에서도 원자폭탄으로 7만명이 목숨을 잃었다.

바비와 오펜하이머의 합성 포스터 등은 미국에서 두 영화가 지난달 21일 동시 개봉하자, 영화 팬들이 ‘바벤하이머’라고 부르는 ‘밈(meme)’으로 만들어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 중 논란이 된 포스터는 영화 ‘바비’의 주인공 바비가 미니스커트를 입고 환하게 웃는 얼굴로 영화 ‘오펜하이머’ 속 주인공 오펜하이머의 어깨에 앉아있는 모습이 담겼다. 오펜하이머는 일본에 투하된 원자폭탄 개발을 총괄한 물리학자다. 배경의 붉은 배경은 핵폭탄 투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바비’ 계정은 이 포스터 아래 “잊지 못할 여름이 될 거야”라며 하트(♥) 이모티콘을 남겼다. 일본에서는 오는 6일이 히로시마 원폭 투하 추도일이라는 점 등을 들어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사진 트위터 캡처

사진 트위터 캡처

또 다른 논란을 만든 게시물은 바비의 헤어스타일을 버섯구름으로 합성한 포스터로, 바비 계정은 이 게시물에 바비 남자친구인 켄을 언급하며 “켄은 스타일리스트입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바비 상징 색인 핫핑크 색 버섯구름에 “난 살아남았다”는 문구를 넣은 티셔츠 사진도 문제가 됐다. 바비 계정은 사진 아래 “우린 뚫고 지나가지”라는 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한 일본 네티즌은 “버섯구름 아래에서 사망한 많은 희생자가 바비 인형을 가지고 노는 아이들과 같은 나이의 어린이였다”며 “이 밈은 사려 깊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핵전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냐”는 비판도 나왔다. 또다른 네티즌은 “어리석은 그들을 용서할 수 없다”면서 영화 보이콧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일본에서는 ‘바벤하이머’를 반대한다는 뜻의 ‘노바벤하이머(#NoBarbenheimer)’ 해시태그 운동이 온라인상에서 퍼지고 있다.

이런 논란에 워너브라더스제팬은 바벤하이머 마케팅이 회사의 공식 캠페인은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이런 논란과 관련해 모회사에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고 진화에 나섰다.

한편 베트남은 영화 ‘바비’가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의 일방적인 영유권 주장의 토대가 되는 ‘구단선’을 영화에 그대로 반영했다면서 상영 금지를 결정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