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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명 부당" 3가지 이유 든 김남국, A4용지 4장 친전 돌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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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 논란으로 최근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산하 윤리심사자문위로부터 국회의원직 제명 권고를 받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친정’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게 “제명은 부당하다”고 호소하는 친전을 돌렸다.

1일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민주당 소속 의원실 및 일부 친야 성향 무소속 의원실에 A4용지 4장 분량의 친전을 돌려 제명이 부당하다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친전에서 “최근 가상자산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실정, 사회적 재난 등으로 야당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제 불찰로 인해 의원님과 민주당, 민주당원께 큰 폐를 끼쳤다.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2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27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김현동 기자

김 의원은 다만 세 가지 이유를 들며 윤리자문위의 제명 권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먼저 “자문위 출석을 포함해 다섯 차례의 소명 과정을 거쳤고, 수백 쪽에 달하는 소명서를 제출하는 등 소명 과정에서 성실한 자세로 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달 국회의원의 가상자산 신고를 의무화한 법이 개정된 점을 들며 “저는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가상자산 신고를 했고, 이에 따라 모든 거래내역은 자문위에 제출됐다”며 “자료제출 및 소명 과정에 불성실했다는 점은 아무리 곱씹어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상임위에서 수백 회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은 사실이 아닐 뿐더러, 특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앞서 일부 언론은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 중 200회 이상의 코인 거래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시간에 회의장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한 점은 변명의 여지 없는 제 잘못”이라면서도 “상임위는 의원 자리 뒤에 보좌진이 배석하고 양옆에는 동료 의원께서 자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백 회 거래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일부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주문(거래요청) 시점과 체결(거래 완료) 시점이 다른 경우가 있다는 점을 들며 ”상임위 중 거래가 이뤄진 사실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 의원은 앞서 법정 구속이 된 일부 의원의 사례를 들며 “자문위의 제명 권고가 합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은 제3자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9월 법정 구속 됐으나, 윤리위에서 특별히 징계 검토가 되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또 최근 윤리자문위에 가상자산을 신고한 의원들 가운데 통일부 장관을 역임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 재직 중 수차례 가상자산을 거래한 점이 알려진 사실 등을 들며 ”저에 대한 제명 권고는 객관성, 공정성, 형평성을 갖추지 못한 비합리적 처분“이라고 주장했다.

친전 말미에 김 의원은 “의원직 제명의 경우 사법 심사 대상이 아니기에 돌이킬 수 없어 그 시비를 가릴 기회조차 없다”며 “과연 제 사안이 의원직을 상실할 만큼의 사안인지 한 번만 더 고려해 달라”고 호소했다. 또 “제명될 경우 지역구 주민은 지역구 대표 의원을 잃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윤리특위는 자문위의 권고를 받아 소위에서 권고안을 검토한 뒤 8월 중 전체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리특위에서 제명을 권고할 경우 당에서도 이를 거스르긴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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