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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만 문제가 아니었다...주말새 '폭염' 사망 15명 달해

중앙일보

입력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기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 30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도권기상청에서 예보관이 기온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주말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국에서 최소 15명이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 다수는 온열 질환에 취약한 고령자로 대부분 밭일을 하러 나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31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주말 이틀 새 경북에서는 노인 7명이 폭염으로 숨졌다.

지난 30일 오후 1시 24분쯤 경북 경산시 자인면 교촌리에서 밭 주변 길을 걷던 60대 행인이 쓰러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바닥에 쓰러져 온몸을 떨던 그의 체온은 39.2도로 측정됐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한 시간여 뒤인 오후 2시 10분에는 문경시와 예천군에서 밭일하던 90대와 80대 각 1명이 쓰러져 사망했다.

하루 전날인 지난 29일에도 문경, 김천, 상주, 경산에서 노인 4명이 폭염에 밭일하러 나갔다가 온열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경남에서도 같은 날 남해군 서면의 한 밭에서 80대가, 하동군 양보면 한 밭에서 또 다른 80대가 쓰러져 숨졌다.

소방당국은 지난 주말새 전국에서 온열 질환으로 사망한 자가 15명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이 ‘현재 수준의 폭염은 다음 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각 지자체는 긴급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지난 30일 독거노인, 거동 불편자 등 폭염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22개 ·군 폭염 담당과장과 긴급 영상회의를 개최했다. 우선 마을별로 가두방송과 폭염 대비 기본 수칙을 홍보해 뙤약볕 아래 고령의 노인들이 밭으로 향하지 못하도록 계도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전북도는 31일부터 폭염에 대비해 도내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과 함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했다. 도내 응급실 운영기관 21곳에서 무더위에 따른 피해 및 온열질환자 발생 현황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시스템으로, 온열질환자·온열질환 추정 사망자가 발생하면 의료기관이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에 직접 신고하도록 했다.

폭염 시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 외출·활동을 자제하며 건강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야외 활동을 할 때는 챙이 넓은 모자와 밝고 헐렁한 옷을 착용하고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온열질환 초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다량의 카페인이 들어간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하므로 술과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도록 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환자를 시원한 장소에 옮긴 뒤 물수건, 얼음, 부채 등으로 몸을 식혀주고 증상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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