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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국 반대' 류삼영 사직…"저를 끝으로 보복인사 멈춰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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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민원실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민원실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징계를 받고 최근 경남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이 난 류삼영 총경이 사직한다.

류 총경은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8일 단행된 경찰청의 총경급 인사가 ‘보복성 조치’라며 사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류 총경은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모였다는 이유로 저를 포함한 참석자에게 사실상 강등에 가까운 보복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누군가 ‘경찰 블랙리스트’를 조직적으로 관리하면서 경찰청장이 가진 총경 인사권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류 총경은 이날 경찰 내부 게시판에도 “저는 이제 사랑하는 경찰 조직을 떠나고자 한다”며 “최근 1년간 일련의 사태로 경찰 중립의 근간이 흔들리는 것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려워 감히 14만 경찰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사직을 결심하게 됐다”고 글을 올렸다.

그는 “경찰청장에게 간곡히 호소한다”며 “저의 사직을 끝으로 더 이상 조직 전체를 뒤흔드는 보복 인사를 멈추고 부당한 외압으로부터 조직을 보호하는 청장 본연의 임무를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류삼영 총경. 뉴스1

류삼영 총경. 뉴스1

또 “국민들께서 경찰 조직이 권력의 도구가 아니라 오롯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경찰’로서 긍지를 갖고 신명 나게 일할 수 있게 경찰 조직을 지켜달라”고 말했다.

류 총경은 “비록 저는 사랑하는 경찰을 떠나지만, 앞으로 조직과 후배들 곁을 지키며 경찰 역사의 흐름 앞에서 당당하고 부끄럼 없는 선배로서 주어진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류 총경은 이날 경무국장실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경찰의 보복 인사를 거론했다. 그는 오송 궁평 제2지하차도 참사를 언급하면서 “경찰의 보복 인사 문제는 여러 번 됐는데 이게 무슨 일만 나면 경찰관부터 쥐 잡듯이 잡아서는 막 그냥 책임 끝난 것처럼 그렇게 하는데 그러면 경찰관이 무슨 권한이 있고 책임이 있냐”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오송 참사와 관련해 충북도청·청주시·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충북소방본부·충북경찰청 공직자를 수사 의뢰했다.

한편 류 총경은 지난해 7월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총경) 회의를 주도했다가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이후 총경 인사에서 경남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팀장으로 발령 났다. 112상황팀장은 지난해까지 총경보다 계급이 낮은 경정급 간부가 주로 맡고 있다. 이에 류 총경은  ‘보복 인사’라고 반발하며 잘못된 인사에 대해 법적 불복 절차를 밟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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