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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잡혔다, 괴물 컴백무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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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류현진

류현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사진)이 돌아온다.

다음 달 2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존 슈나이더 토론토 감독은 최근 “류현진은 준비를 마쳤다. 이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다. 뒤돌아볼 필요도 없다”며 “투구 수 제한도 없이 (완전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MLB닷컴은 “건강한 몸을 되찾은 토론토의 ‘빅 브라더’가 또 한 번의 영광을 함께 할 준비를 마쳤다”며 “토론토 동료들은 류현진을 ‘형(Hyeong)’이라는 낯선 단어로 부른다. 그는 (토론토 라커룸에서) 멘토 그 이상의 존재”라고 전했다.

류현진이 빅리그 경기에 등판하는 건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경기 이후 정확히 1년 2개월 만이다. 그는 당시 4이닝 동안 3실점 한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17일 뒤인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류현진은 빅리그 복귀를 위해 재활 훈련에 매달렸다. 지난겨울 주 6일 훈련을 자청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MLB 진출 후 처음으로 새해가 밝기도 전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구단 훈련 시설이 있는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보강 운동, 근육 강화 훈련을 차례로 마쳤다. 유산소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 식단 조절을 통해 체중을 30파운드(약 13.6㎏)나 줄였다.

5월 불펜 피칭, 6월 라이브 피칭을 소화한 뒤 이달 마이너리그에서 네 차례 실전 등판을 마쳤다. 마지막 점검이었던 지난 22일에는 마이너리그 최상위 단계인 트리플A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2피홈런) 2실점을 기록했다. 수술 후 가장 많은 공 85개를 던졌고, 직구 구속은 최고 시속 90.8마일(약 146㎞)까지 나왔다.

류현진은 이미 세 차례 수술을 받은 뒤 재기한 경력이 있다. 동산고 2학년이던 2004년 4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MLB 진출 3년째인 2015년 5월에는 선수 생명이 걸린 왼쪽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을 받았다. 2016년 9월엔 왼쪽 팔꿈치 관절경 수술로 괴사 조직을 제거했다. 류현진은 그때마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36세의 류현진은 이제 네 번째 복귀를 앞두고 있다. 류현진의 통역 박준성 씨는 “(더니든에서 재활하던) 지난 7개월이 너무 힘들었다. 빅리그 생활이 그리웠다. 그런데 정작 류현진은 한 마디도 불평하지 않고 그저 필요한 일들을 해나갔다. 그를 더 존경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토론토 감독과 코치는 류현진의 피칭을 직접 보고 안도하는 분위기다. 토론토 동료들도 류현진의 복귀를 반겼다. 투수 알렉 마노아는 “지난 6월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훈련하는 동안 류현진이 저녁을 사주면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줬다”며 고마워했다.

이제 류현진은 그라운드 밖의 ‘형’을 넘어 마운드 위의 ‘에이스’ 역할을 맡게 된다. 그는 “재활하는 동안 오직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생각만 했다”고 했다. 그 장면은 이제 곧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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