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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만에 10억 벌었다…할매니얼로 뜬 '굳지 않는 떡' 뭐길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 내부. 직원들이 꿀떡과 가래떡, 쑥개떡 등을 만들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 내부. 직원들이 꿀떡과 가래떡, 쑥개떡 등을 만들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있는 아리울떡공방. 공방에 들어가려면 일회용 먼지 막이 옷과 모자, 마스크를 써야 한다. 손을 씻은 뒤 내부에 들어가니 시원한 바람이 취재진을 안내했다.

황영일 아리울떡공방 생산부장은 “굳지 않는 쫄깃한 떡을 만들려면 완성된 제품을 영하 40도 이하로 급속 냉동시켜야 한다”며 냉동창고를 손으로 가리켰다. 다른 쪽을 가보니 분홍색 꿀떡 제조가 한창이다.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떡 안에 고동색 앙금이 자동으로 들어갔고, 두 개씩 낱개 포장이 돼 상품으로 완성됐다.

대형마트 홈플러스는 중소기업인 아리울떡공방과 손잡고 지난해 12월부터 판매한 소용량 제품이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아리울떡공방의 ‘굳지 않는 떡’ 제품은 온라인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출시 3주 만에 매출 2억원을, 5개월 동안 10억원을 기록했다.

덕분에 올해 상반기(1~6월) 홈플러스의 냉동떡 카테고리 매출은 500% 이상 올랐다. 나영재 홈플러스 낙농·냉동팀 바이어는 “오프라인에서 맛을 본 고객들이 온라인으로 주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온에서 30분 해동시키면 쫄깃 식감 가능 

20~30대가 약과나 식혜 등 전통 식품을 선호하는 ‘할매니얼’(할머니+밀레니얼) 트렌드에 따라 떡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홈플러스와 협력 이후 아리울떡공방 매출은 반년 만에 20%, 이익은 120%가량 증가했다. 연간 떡 생산량은 150만t으로 하루에 사용하는 쌀은 3t 이상이다.

아리울떡공방은 지난해에만 매출 150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와 협력 관계를 맺은 뒤 6개월 동안 매출은 20% 증가했다. 2018년 사업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밀려드는 주문에 최근에는 직원을 40명에서 60명 이상으로 늘렸다.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 제품을 달라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안에는 부안터미널에 떡 카페도 열 예정이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에서 갓 나온 상품. 먹기 쉽게 소량씩 포장됐다. 사진 홈플러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에서 갓 나온 상품. 먹기 쉽게 소량씩 포장됐다. 사진 홈플러스

공장 내부로 들어가 보니 밀가루를 0.4%로 소량 첨가해 증숙한 떡에 탄력을 살리는 기계들이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윤준식 아리울떡공방 부대표는 “전자레인지에 해동하지 않고 상온에서 30분 놔두면 먹을 수 있는 게 특징인데 밀가루가 쫄깃한 식감을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귀띔했다.

상온에 30분을 놔둔 떡을 직접 먹어보니 방금 찐 듯한 식감이 느껴졌다. 꿀떡 안 앙금의 단맛이 마지막에 톡 터졌다. 마을 떡집에서 파는 꿀떡은 혼자 다 먹지 못해 냉동실에 넣어 놨다가 전자레인지에 해동하지만 아리울떡공방 제품은 2개씩 포장돼 있어서 버리는 일은 없을 것 같았다.

MZ세대 겨냥 내달부터 약과 상품도 출시 

과자 봉지 크기의 350g 제품 가격은 5490원으로, 동네 떡집에서 꿀떡 한 팩에 3000원을 감안하면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이지수 영업부장은 “모든 제품은 부안에서 생산하는 멥쌀과 천일염 등 100%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아리울떡 6종 전체 매출 중 20~30대가 비중은 27%이다. 이 중에서도 모듬꿀떡의 비중이 30%로 가장 높았다. 홈플러스와 아리울떡공방은 MZ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만큼 내달 중순 약밥을 출시하고 연내 5개 이상 신상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 내부. 직원들이 꿀떡과 가래떡, 쑥개떡 등을 만들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지난 25일 전북 부안에 위치한 아리울떡공방 내부. 직원들이 꿀떡과 가래떡, 쑥개떡 등을 만들고 있다. 사진 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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