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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의 ‘맛있는 노포’] 한국 첫 이탈리안 레스토랑, 바지락 듬뿍 파스타 해장용으로 ‘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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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호 24면

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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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북부에 알프스산맥이 자리 잡고 있고, 남부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중해의 반도국가다. 북부는 밀·옥수수·쌀·감자 등의 곡창지역이고, 남부는 과일·올리브·해산물 등의 먹거리가 풍부하다. 이렇게 다양한 식재료를 바탕으로 서양요리의 근원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요리는 지역별로 특색 있게 발전해왔는데, 요리의 전통과 특색은 고급요리를 호화롭게 조리하기보다 개별 식재료의 맛과 특성이 잘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한다.

한국인들 사이에선 서양음식 중 이탈리아 음식이 비교적 입맛에 잘 맞는다는 이들이 많다. 아마 우리도 삼면이 바다라 다양한 해산물을 쓰고 면 요리에도 익숙하기 때문 아닐까 한다. 스파게티·마카로니 등의 파스타요리, 생선·새우·오징어 등의 해산물요리, 피자, 송아지고기 요리, 각종 전채 요리, 아이스크림 등은 한국인이 즐기는 이탈리아 대표메뉴다. 지금은 곳곳에 이탈리아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이 있지만 양식집이 귀하던 시절 ‘라칸티나’(사진1)가 국내 최초로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열었다. 서울 을지로 초입, 삼성이 처음 사옥을 지은 삼성화재건물 지하1층에 위치한 이 가게를 필자는 1980년대 초에 처음 가봤는데, 1967년에 개업한 식당으로 삼성의 창업회장도 즐겨 다닌 곳이라 한다. 주방장도 이 가게에서만 40년 넘은 분이다.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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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인테리어는 여러 번 손을 봤지만 개업 당시부터 유럽의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지금도 잘 살려내고 있다. 메뉴는 이탈리안 스타일로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식전 빵으로는 직접 구운 부드러운 마늘빵이 나온다. 수프는 몇 가지가 있는데 양파수프는 스테이크용 안심고기 자투리와 양파 등의 채소를 끓인 맑고 고소한 육수에 치즈를 토스트 위에 얹어 내는데 마늘빵과 함께 먹으면 최상의 궁합이다. 샐러드, 아스파라거스 크림소스 등 맛깔 나는 전채 요리도 있다.

파스타는 다양한 면과 소스를 취향대로 골라 조합하여 먹을 수 있다. 봉골레 스파게티는 백합조개를 듬뿍 넣어 뽀얀 육수를 넉넉하게 잡고 약간 가는 면을 쓰는데, 특히 ‘링귀니 라칸티나’(사진2)는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스타일로 진하고 풍성한 육수와 납작한 면에 바지락 조갯살을 듬뿍 얹어 나와서 해장용으로 좋다는 이들도 꽤 많다. 이외에도 감자와 밀가루 등으로 반죽한 뇨끼(수제비 형태), 라비올리(만두 형태), 넓은 파스타면에 다진 고기와 치즈가 듬뿍 들어간 라쟈냐 등 모든 파스타 메뉴가 입맛을 돋우는 가게다. 마늘빵 1500원, 양파스프 7000원, 스파게티는 2만원 내외 가격이다. 하우스 와인도 저렴하게 제공하고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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