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와이 잠든 영웅 유해 7위…전투기 호위 속 73년만에 귀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6·25 전쟁 당시 19살에 전사한 고(故) 최임락 일병 등 국군 참전 용사의 유해 7위가 73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 등을 거치며 태평양을 두 번 건너서야 귀환하는 이들의 유해는 공군 수송기에 안치돼 고인의 고향 상공을 비행한 뒤 봉환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국군전사자 유해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 승객 좌석에 안치된 모습. 국방일보.

25일(현지시간)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국군전사자 유해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 승객 좌석에 안치된 모습. 국방일보.

"자유 지켜낸 영웅 기억"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선 신범철 국방부 차관과 존 아퀼리노 인도태평양사령관을 한ㆍ미 양국 대표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이 거행됐다.

인수된 유해 7위는 대부분 6·25 전쟁 중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국군이다. 앞서 하와이에 임시 안치됐다가 한ㆍ미 공동감식을 거쳐 국군으로 판정됐다. 3위는 북한에서 발굴 후 미국이 전달 받았고, 1위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창설 전 미국이 한국에서 발굴했다. 나머지 3위는 미 태평양 국립묘지에 안장됐던 6·25 전사자 무명 용사 묘역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국군 전사자로 판명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 국방일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 국방일보.

인수식은 한ㆍ미 대표의 추모사와 유해 인계·인수서 공동 서명에 이어 실제 유해를 한국 측으로 인계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한국 측 대표인 신 차관은 "국가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위대한 영웅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한국전참전용사를 만나 감사를 표하는 모습. 국방일보.

신범철 국방부 차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한국전참전용사를 만나 감사를 표하는 모습. 국방일보.

장진호·포항서 각기 전사한 형제

이번에 고국으로 돌아오는 전사자 중 유일하게 신원이 확인된 고 최임락 일병의 경우 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직접 인수식에 참석했다. 1931년생인 고 최 일병은 미 제7사단에 카투사로 배치돼 인천상륙작전 등 여러 격전에 참전했다. 이후 함경남도 이원항에 상륙해 1950년 12월 '장진호 전투'에서 19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장진호 전투는 미군 역사상 최악의 극한지 전투로 꼽힌다.

고 최 일병의 형 고 최상락 하사(현 계급 상병)도 같은 해 8월 '영덕-포항 전투'에서 21세의 나이로 전사했다. 그의 유해는 전사 직후 본가로 봉송됐다.

국방부는 "형제가 고국의 땅에서 넋으로나마 만나게 됐다"며 "정부는 형제의 뜨거운 애국심과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릴 수 있도록 현양(顯揚·이름을 높이 드러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태극기로 관포된 국군전사자 고(故) 최임락 일병의 유해를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에게 전달하는 모습. 국방일보.

이근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태극기로 관포된 국군전사자 고(故) 최임락 일병의 유해를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에게 전달하는 모습. 국방일보.

호위받으며 고향 상공 돌아

이날 인수식을 마친 7위의 유해는 공군의 최신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시그너스(KC-330)의 승객 좌석에 안치됐다. 이후 수송기가 하와이에서 이륙하는 순간 국방부와 각급 부대에서 묵념을 진행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최고의 예를 갖추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송기가 26일 오후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할 때부터는 공군 F-35A 전투기 4대의 호위를 받게 된다. 수송기는 고 최 일병의 고향인 울산 지역 상공을 거쳐 서울공항에 착륙한다. 이후 봉환식이 거행될 예정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국군전사자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를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봉송하는 모습. 사진 국방일보.

25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히캄 공군기지에서 열린 국군전사자 유해 인수식에서 국군전사자 고 최임락 일병의 유해를 유가족(조카)인 최호종 해군 상사가 봉송하는 모습. 사진 국방일보.

이번에 귀환하는 유해 7위 중 신원이 확인된 최 일병 외 나머지 6위에 대해선 정밀 감식, 유전자 검사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 일병의 유해는 봉환식 후 국립묘지에 안장된다. 국방부에 따르면 정부는 2012년 이후 현재까지 총 7차례에 걸쳐 313위의 국군전사자 유해를 인수했다. 이중 현재까지 총 19위의 신원이 최종 확인됐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